세월호 희생자 추모열기 전국 확산
세월호 희생자 추모열기 전국 확산
사망 189명·실종 113명·구조 174명 [세월호 현황 / 28일 오후 7시 현재]
  • 특별취재반
  • 승인 2014.04.2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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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3일째
 전국 합동분향소 눈물의 조문
 앳된 희생자 영정에 ‘침통’
 영결식 때까지 24시간 운영

4월 마지막 휴일인 지난 27일 전국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비가 내리는 날씨도 분향소로 몰려드는 인파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근조 리본을 옷깃에 단 이들은 가족, 친구와 함께 헌화하고 희생자를 기리는 메시지를 적었다.
합동분향소 조문은 차분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경기 안산시 올림픽기념관에는 휴일을 이용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1㎞ 넘게 늘어선 조문 행렬은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대기 시간만 1시간 넘게 걸렸지만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침착하게 순서를 기다렸다.
예상보다 많은 조문객이 몰리면서 경기도 합동대책본부가 준비한 흰 국화 10만여 송이는 오전 11시께 바닥 나 오후엔 조문객들이 국화 대신 근조(謹弔) 리본을 제단에 헌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책본부는 급히 국화 3만송이를 공수해 오후 7시부터 투입키로 했다.
궂은 날씨에도 임시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앳된 희생자들의 영정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대책본부가 분향소 입구와 출구에 준비한 휴지는 금새 동이 나 새것으로 채워졌다.
고등학생 딸을 둔 한모(여·50) 씨는 “어떤 말로도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을 위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남의 일 같지 않아 며칠째 잠을 못 이뤘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3시간 만에 3000명이 넘는 조문객이 방문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하얀 국화꽃을 받아든 시민들은 자원봉사자의 안내에 따라 묵념하고 헌화했다. 검정색 근조 리본을 매단 시민들은 연신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검정색 후드 점퍼를 입은 이소원(여·26) 씨는 잔디 광장 한 가운데 무릎을 꿇고 앉아 한참을 울며 기도했다.
이씨는 “따뜻한 곳에 가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며 “어른들이 잘못한 일인데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온 김지석(28) 씨는 “이번 사고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병폐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며 “잘못된 점이 또 다시 확인됐고, 고등학생들이 피해자여서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YMCA 건물 2층 백제실에도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에만 200여 조문객들이 187명의 희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 115명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분향대에 흰 국화꽃을 바치며 저마다 눈시울을 붉혔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선지 고개를 떨군 채 한참을 기도했다.
‘어른으로서 힘이 돼주지 못해 죄스럽구나. 떠나간 그곳에서는 부디 춥지 말고 아프지 말고….’ 어른들의 죄스러움은 노란 리본과 메모에도 가득 담겼다.
한 어린 아이는 “오빠 언니 꼭 사라(살아) 있어야 해. 안 그러면 우리들 마음이 속상하잖아”라는 글귀를 남겼다.
강원 강릉시 임당동 신영극장 앞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시민분향소에도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천주교·기독교·불교 등 종교 시설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기도회가 잇따라 열렸다.
설악산국립공원을 비롯한 도내 4개 국립공원과 동해안 주요 관광지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한산했다.
충남도는 28일 도청 1층 로비에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도는 도민 누구나 조문할 수 있도록 합동분향소를 세월호 희생자 합동영결식이 열릴 때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안희정 지사를 비롯한 도 간부공무원들과 조치연 도의원, 류보선 계룡시의원, 도민들까지 이날 오전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 및 분향하며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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