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부메랑이 민심이반으로 돌아올까 두렵다
[충일논단] 부메랑이 민심이반으로 돌아올까 두렵다
  • 길상훈 부국장 공주 주재
  • 승인 2014.07.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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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원구성 과정에서 촉발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간에 갈등의 골이 ‘산 넘어 산’이다.
이런 불협화음은 서로가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탓도 크지만 무엇보다 과욕이 화근이다.
당장 새누리당은 과반석을 넘기는 다수당으로 가질 수 있었던 달란트를 스스로 버린 결과를 만들었다. 당장 어떤 문제를 제시해도 자칫 사소한 것까지 모두 횡포로 몰아갈 가능성이 커진 때문이다. 이것은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은 큰 착오를 범했다. 상대 당이 이를 노린 것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 헤쳐가야 할 의정활동을 생각하면 매우 어려움이 커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게 문제다.
당장 야당은 궁지에 몰린 여당 도의원들을 상대로 임시회가 열렸으나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과는 밥도 같이 안 먹겠다는 심산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새누리당 소속인 의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의장이 주선하는 의원연찬회, 식사자리 등 모든 행사에까지 불참하겠다고 한다.
10대 충남도의회가 산적한 민생을 쌓아두고 의욕과 용기를 통해 어려움을 헤쳐가겠다는 각오가 헛구호로 돌아가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앞으로 야당의원들은 이런 시비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부메랑이 되어 온 명분없는 견제성과를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기(史記) 상군열전(商君列傳)에는 전국시대 진(秦)나라의 정치가인 상앙(商 )의
법령 시행에 관한 일화가 실려 있다.
상앙은 새로운 법을 정하였으나, 백성들이 이를 믿지 않을까 걱정하였다. 그는 세 길이나 되는 나무를 남문(南門)에 세우고 이를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금 열개(十金)을 주겠다고 포고했다.
그러나 백성들은 이를 이상하게 여겨 감히 옮기지 않았다. 상앙이 다시 50금(五十金)을 내걸자, 한 사나이가 나타나 그것을 북문으로 옮겼다.
상앙은 즉시 그에게 상금을 주어 거짓이 아님을 내보였다. 이렇게 하여 신법을 공포하였는데 일년후 백성들이 그 법령의 불편한 점을 고하며 도성으로 몰려왔다.
이때 태자(太子)가 그 법을 어겼다. 상앙은 법이 잘 지켜지지 않은 것이 상류층 사람들이 범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태자의 보좌관과 그의 스승을 처형하였다.
이후 백성들은 기꺼이 법령을 준수하게 되었던 것이다. 약속을 반드시 실천에 옮긴다는 이 말은 사목지신(徙木之信)이라고 한다.
이 말은 곧 우리의 정치인들도 상앙의 사목지신(徙木之信)을 가지고 법을 만들어야 하며 만든 법은 자신들부터 반드시 지키겠다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주어야 한다는 교훈을 지칭하는 일화다.
하지만 충남도의회의 이런 나쁜 관행이 선례화되는 것도 문제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도지사가 매우 곤궁해 질 가능성이 커졌다. 도민을 위한 행정을 말하며 도정에 반하는 정책이 될 공산이 커진 때문이다. 독주를 시작한 새누리당이 거대화 된 스스로의 힘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도백의 생각과 뜻이 아무리 좋아도 도정을 의지와 신념대로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왕은 자신의 권한으로 절대 다수인 권력의 근원인 백성들의 믿음을 위해 자신의 아들과 그 스승을 참형했다. 이는 신의가 권력을 유지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런 점에서 새정치 소속 도의원들의 책임도 결코 적지 않다. 이제 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으니 스스로 도백의 정책소신을 열어 줄 궁리를 해야만 하는 부담이 커졌다.
그러면서 그들(새정치 소속 도의원)이 말한다. 모든 책임이 남 탓이라하고 또 도민이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처형당한 아들보다 더 억울한 것은 그 아들(왕자)을 잘 못 가르켰다며 함께 죽임을 당한 스승이다.
또 23년만의 최악 원구성을 성공리(?)에 마친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은 새로운 결심이라도 해야할 듯 하다. 도민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단죄받느냐 아니면 내친 김에 끝까지 가느냐. 늦지않은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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