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일논단] 배반(背反)은 배반을 낳는다
[충일논단] 배반(背反)은 배반을 낳는다
  • 송낙인 본부장 서부취재본부
  • 승인 2014.07.21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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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背反)이라함은 믿음을 지켜야 할 대상을 등지고 저버림을 말 한다. 과거 억압의 시대엔 투쟁이 있었고 투쟁은 희망의 근거였다. 지금은 억압이 사라진 시대라지만 소외계층엔 희망이 없다. 이것이 배반 시대의 첫째 특징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배반이 능력 있는 자들의 특권이라는 점이다. 배반은 이 시대 능력의 증거다. 반면에, 이 사회를 영리하게 살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애당초 배반의 가능성이 없다. 능력 없는 사람은 배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후회하는 날은 끝내 오지 않았고, 올곧은 선비를 흠모하던 사람들은 점차 배반을 통한 출세도 능력이라고 말하게 됐다. 능력이 곧 출세가 되고, 출세는 모든 흠결의 면죄부가 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배반에 대한 응징은 우두머리에 대한 충성을 조직의 생명으로 여기는 조폭 세계에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대한민국사회에서 조폭 영화가 환영받는 이유는 ‘의리’라는 이름으로 배반이 금지된 유일한 조직이라는 점 때문일지 모른다.
이 시대의 배반의 구도는 단순하다. 자신의 과거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습을 텔레비전과 각종 매체에 당당하게 드러내면서 그것이 결단에 찬 부정이며, 훗날 역사가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주장하면 된다. 실상, 그들은 ‘민중의 바다’를 읊조리며 용이 되는 데 성공했는데, 스스로 용이 되자 민중의 바다는 다시 개천이 되는 것이다. 그들의 승천을 가능하게 했던 푸른 희망으로서의  민중의 바다는 언제나 개천이었을 뿐이다. 그들을 희망으로 알고 열심히 풀무질해댔던 개천 사람들은 더는 민중의 바다가 아니라, 허접한 개천에 사는 비정규직이며 소외계층일 뿐이다. 자신을 배반한 그들에게 개천의 삶을 기억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일은 이미 무의미하다. 강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약자 처지가 되었을 경우를 가정하지 않는다. 반면, 사회적 약자들은 강자의 처지가 되었을 경우를 가정하며 그들의 배반을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그렇게 훈련되었기 때문이다.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으로 돼있다.
2012년 대선 정국을 흔들었던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의 수사 책임자인 권모 전 과장은 김모 전 서울경찰청의 외압 의혹을 제기해 정국을 다시한번 격랑으로 몰고 간 인물이다. 김모 전 청장은 이로 인해 공직선거법 위반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다. 법원은 김모 전 청장이 수사 결과를 축소하려고 압력을 넣었다는 권모 전 과장의 주장을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권모 전 과장은 자신의 양심적인 공익제보자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법원의 판결문 내용을 보면 오히려 사실을 왜곡·과장한 것에 가깝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남아있지만 법률심인 대법원에서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러한 인물을 7·30 광주 광산을 재·보선 후보로 권모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공천한 것은 최악의 캐스팅이다. 여당은 ‘부당거래’ ‘보상공천’이라며 비난하고 있고 야당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많다.
그래서 입신출세의 기회를 잡아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곳에서 출마로 폭로의 진정성마저 훼손될 것이다. 9년 동안 몸담았던 경찰 조직에도 상처를 크게 남겼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사를 놓고 경찰 내에서 ‘편 가르기’나 ‘줄 대기’ 현상이 더 노골화될지 모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정치권 한편에선 경찰 수사의 신뢰성을 크게 의심할 것이다. 정치권의 지적처럼 특정 정파에 줄을 대면 나중에 당에서 국회의원을 시켜준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사회 혼란을 가져올 우려도 있다.  사람은 무작정 앞날의 출세만을 보고만 살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 사람의 목표가 출세와 성공만이 전부가 아니다. 성공은 곧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사는 자에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남의 눈에 눈물 내면 자기 눈에 피난다는 말과 같이 남을 억울하게 만들어놓고 자기가 출세하는 자는 잘되는 사람 없다. 
앞으로 법원, 검찰, 경찰, 군인, 행정기관 등 권력기관에 근무하는 자들이 정국을 흔들 만한 사건을 만들어 폭로하여 특정 정당으로부터 보은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등 국가 요직에 입성할 우려가 농후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국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한번 배반한자는 언제든지 또 배반한다. 셰익스피어의 말에 배반당하는 자는 상처받지만 배반자는 더 비참한 상태에 놓인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국가 중요기관에서 근무하는 자들이 앞으로 입신출세를 위해 정보유출과 배신이란 것은 가슴에 깊숙이 품고 있을 것이 예상되고 있으므로 정부와 국회에서는 배신자 처벌을 할 수 있는 강력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애국시민들의 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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