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복의 孝칼럼] 막장드라마의 연출자
[최기복의 孝칼럼] 막장드라마의 연출자
  • 최기복 충청효교육원장·성산 효대학원 교수
  • 승인 2014.08.2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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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로드웨이 극장가를 서성이는 선남선녀들을 보면 그들의 걸음걸이가 무엇에 홀려 들떠 있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무대 위에서나 스크린에서는 반전이 계속된다. 반전의 반전속에는 내 인생이 있다.
연출자의 의도된 드라마는 흥미진진하다.
특히 막장 드라마는 흥분의 절정을 유도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무대나 스크린에서의 막장드라마보다 잔혹한 잔혹사들이 연출된다.
300여 명을 진도 앞바다에 수장시킨 장본인은 도망다니다 갖가지 의혹만 부풀리고 매실밭 고랑을 벼개 삼아 세상과 결별했다.
생전 그에게서 받은 골프채 숨기기에 바쁘고 돈받아 먹은 증거 없애려고 몸부림 치다 거의 절망상태에 이르렀던 사람들 모두 구원해 준 것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고마운 일일까를 생각해 본다. 누구의 연출일까?
선배 고참병들이 뱉어 논 침을 핥고, 그들이 시키는 일은 잘잘못을 떠나 해도 얻어 맞고 안하면 더 맞는다.
종국에 가서는 내장이 모두 파열되고 그리고 죽음을 맞는다. 누구의 연출인가?
중3 여학생 셋이서 고등학교 여학생을 죽였다. 그들의 비인간적 행태의 극치는 죽은 여학생의 얼굴에 불을 지르고 얼굴을 시멘트 반죽으로 덮었다는 것이다.
7월 7일 조간에는 카드빚 2천만원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차례로 죽인 아들의 패륜 이야기가 실렸다.
그 아래 중국에 가서 마약 밀매하다 적발된 한국인 두 사람 사형 뉴스와 추가로 한명 더 사형을 집행했다는 소식이다.
이정도면 가히 막장드라마의 종극보다 못할것이 없다.
물질의 노예상태에서 벗어 나지 못한 사람들을 부모로 둔 아이들에게 세상은 돈 외에는 의미가 없다.
그들에게서 인성보다는 돈이 앞선다. 자식들에게 1등을 강요하는 것도 돈이 목적이다. 권력은 돈을 잡기 위한 과정이고 수순이다.
인성교육을 하고 있는데 찾아온 학부모는 그러다 내자식 성적 떨어지면 그냥 두지 않겠다고 윽박지른다.
임신 육개월의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스마트폰 가지고 놀지 말라는 이유로 선생님 배를 주먹으로 치는 학생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막장드라마 보다 더 참혹하다. 과보호의 가정 교육이 연출자다. 성적위주의 학교가 연출자다. 대본은 사회가 만들고 각색은 국가가 한다. 사전의 예방 지침도 매뉴얼도 모두 사후 약방문이다. 막장 드라마의 주연들도 어차피 그 종말은 처참하다.
브로드웨이의 무대 위에서처럼 시들고 처참했던 자신의 어제를 화려하게 되돌리는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는 방법.
시작부터도 인성 교육이고 끝도 인성교육이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아무리 외쳐도 꼼짝하지 않는 복지부동의 공무원들. 가진자의 횡포로 가난한 자들의 가슴에 멍을 드리게 하는 사람들. 권력의 칼로 세상의 균형을 깨는 사람들. 그들은 막장드라마의 톱 연출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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