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 日 時 論]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한다 (逐鹿者不見山)
[忠 日 時 論]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한다 (逐鹿者不見山)
  • 이강부 부국장
  • 승인 2007.11.27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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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한다는 축록자불견산(逐鹿者不見山)은 명예나 이익에 눈먼 사람은 주변도 무시하고 도리도 저버린다는 뜻이며 한 가지 일에 마음을 뺏긴 사람이 그 밖의 다른 일을 돌보지 않을 때 쓰이며 회남자 설림훈(說林訓)편에서 볼 수 있다.
또 사기의 회음후열전에 따르면 사슴(鹿)이 황제의 자리를 뜻하며 이때의 축록(逐鹿)은 천하의 패권을 다투는 것을 말한다.
한나라 유방은 반란을 일으킨 진희를 토벌하러 간 틈을 타서 진희와 내통하고 있던 회음후 한신도 반란을 일으키려 했으나 사전에 계획이 누설되면서 한신은 붙잡혀 사형을 당했다.
진희의 반란을 평정하고 돌아온 유방은 한신의 죽음을 듣고 황후에게 한신의 최후의 말을 물었다.
한신은 마지막 순간까지 괴통의 계략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생을 마쳤다.
괴통은 변설가로서 유방이 아직 항우와 천하를 다투고 있을 때 한신에게 독립을 권했던 사람으로 유방은 괴통을 사로잡아 삶아 죽이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괴통은 “저는 죄가 없습니다. 저는 죽을 짓을 한 적이 없습니다. 진나라가 무너지면서 천하는 혼란에 빠졌고 각지에서 영웅들이 들고일어났습니다. 말하자면 진나라가 사슴(황제의 지위를 뜻함)을 잃어버리니 천하가 이를 쫓은(逐鹿) 것입니다. 그 중 폐하가 가장 훌륭해 이 사슴을 잡은 거죠. 대도적 도척의 개가 요임금을 보고 짖었다고 해서 요임금이 나쁜 건 아닙니다. 개는 주인 외에는 누구에게나 짖습니다. 당시 나는 한신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편을 들어서 폐하에게 짖은 겁니다. 폐하처럼 천하를 도모하고자 한 영웅들은 많았으나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천하가 평정된 지금 한때 천하를 노려보았다고 해서 죽인다는 건 온당치 못한 일입니다. 저는 죄가 없습니다”며 자신을 강변해 유방은 결국 괴통을 용서해 주었다.
이제 17대 대통령을 뽑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12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치고 저마다 각기 다른 공약과 정책을 내오 놓았으나 이번 선거는 이미 정책 선거가 아닌 그야 말로 정권 창출을 위해 혈안이 돼 온갖 권모술수로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에 많은 유권자들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제 후보자들은 사슴을 쫓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한다 했듯이 자신의 명예나 이익에 눈이 멀어 주변을 무시하고 도리도 저버린다면 그는 자신의 목적에 마음을 뺏긴 사람으로 다른 일을 돌보지 않을 것은 자명한 일이라 하겠다.
따라서 이제 후보들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선한 목적으로 처음 출발한 출발선에서 자웅을 가리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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