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진 칼럼] 어린이집 자격 기준과 처우개선 시급
[서세진 칼럼] 어린이집 자격 기준과 처우개선 시급
  • 서세진 부장 당진주재
  • 승인 2015.02.2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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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누리당과 정부가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영상을 한 달간 보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학대가 발생한 어린이집과 교사에 대한 처벌도 강화돼 학대 정도가 심각한 곳은 즉각 퇴출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이름을 바꿔 다시 운영하는 일도 원천 봉쇄할 예정이다.
아동 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 어린이집의 폭력 사건들도 CCTV가 없었다면 그냥 묻혔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CCTV 설치로 폭력이 없어질 것이라 생각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연초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민간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에 의한 유아 폭력이 뉴스를 메우고 언론에 방영되는 영상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어린 유아에게 그것도 30개월 밖에 되지 않은 아이에게 가한 폭력은 너무나 무자비해 흔히들 하는 말로 솔직히 멘붕이었다. 아이들을 키운 부모들은 어릴적 받은 상처나 충격이 성장하면서 오래도록 삶에 영향을 얼마나 미치는 지를 알 것이다.
이와 같은 어린이집 폭력 문제가 불거진 것은 비단 어제 오늘 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이 문제는 우리사회의 최고 이슈로 등장하는 단골메뉴가 된 지 오래다.
그럴 때마다 여론은 들끓고 정부는 나름의 해법을 내놓는다.
그런데도 하루가 멀다 하고 문제는 되풀이 돼 터져 나온다. 그럴 때마다 정부는 온갖 대책과 해법은 내놨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해법을 본 적도 없었고 제시된 해법마저 단 한 번이라도 실행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정부의 해법은 언제나 여론이 비등하던 순간만 모면하면 되는 것처럼 그 때 뿐이었다. 정부에 당부를 드리고 싶은 것은 단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좀 제대로 된 대책과 해법을 내놓았으면 한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으면 한다.
현실은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만 같아 안타깝다. 이번에도 정부가 내세운 대책을 보면 엄중한 처벌과 CCTV설치 등의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결코 이런 방법으로는 어린이집 폭력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의 어린이집은 민간어린이집과 공공어린이집으로 이원화된 구조다. 거기다가 유치원은 교육부 소속으로 같은 유아교육을 담당하면서도 시스템이나 운영주체 감독 체계가 완전히 다르다.
그러다 보니 해법도 일관성을 갖기 어렵거니와 문제는 열악한 교사들의 처우로 인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우리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는 아무리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소리 높여도 대우가 높아지지 않으면 결코 질적 서비스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교사·보육교사의 평균 월급은 133만 원으로 사회서비스 종사자 중 가장 낮았으며 하루 10시간 이상의 고강도 노동과 잡무에 시달리며 비정규직 비율도 64.9%로 가장 높다는 조사가 나왔다. 지금의 민간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지급하는 급여와 후생복지 등의 처우로는 절대로 질 높은 보육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것이 교사의 폭력이나 낮은 서비스를 정당화 한다거나 눈을 감아 주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어떤 경우라도 교사들의 체벌이나 폭력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내놓는 정부의 해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진 것인가 하는 것을 우리는 분명하게 인식시켜 줘야만 정부의 해법도 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와 언론은 마녀 사냥식으로 무조건 어린이집 교사들의 폭력만이 나쁘다는 식으로 몰고 가서는 결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공공어린이집은 운영이나 교사들의 대우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지만 민간어린이집은 처우개선이 시급하다. 거기다가 잡무를 비롯한 업무도 너무나 많은 편이다. 특히 급여는 최저 생계비에 준하는 매우 열악한 상태다.
정부는 어린이집 원장에게는 적정이윤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이윤은 보장해줘야만 한다. 또한 교사들의 급여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보육비 지원도 높여야만 한다. 보육교사의 배출과 양성에 있어서도 보다 체계적이고 엄정한 교육체계를 갖춰 올바른 인성을 갖춘 양질의 교사만을 배출해야 한다.
이렇게 질적 수준이 향상되고 보육서비스에 대한 인식과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지만 어린이집의 폭력문제도 사라지고 보다 높은 보육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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