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급증하는 자영업자 부도에 적극 대비해야
[사설] 급증하는 자영업자 부도에 적극 대비해야
  • 충남일보
  • 승인 2015.06.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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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국내 자영업자 수가 지난해 동기대비 6배나 늘어나 자영업자의 몰락이 부를 가계부채 뇌관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이는 경기불황과 얼어붙은 소비침체로 자영업의 위기가 한층 심각해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출혈경쟁을 버티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점점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자영업자 수는 감소하는 가운데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 자영업자 수는 오히려 느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자영업 부진이 이어질 경우 이들이 1100조 원대인 가계부채 폭탄을 터뜨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자영업자 수는 546만3000명으로 1년 전(551만2000명)과 비교해 4만9000명 줄었다.
1분기 기준 자영업자 수는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한 영향 등으로 2011년 539만9000명에서 2012년 554만8000명으로 늘었지만, 2013년 552만 명(-2만8000명), 2014년 551만2000명(-8000명)으로 다시 감소세로 반전했다.
내수부진 장기화 탓에 올해는 자영업자 수 감소폭이 5만 명 가까이로 대폭 늘어났다.
한국은 자영업자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산업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인구 1000명당 도소매업 사업체 수는 일본 11.0개, 미국 4.7개, 영국 7.8개, 독일 9.3개인데 비해 한국은 18.8개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많았다.
음식숙박업도 인구 1000명당 13.5개로 일본(5.6개), 미국(2.1개), 영국(2.7개) 등에 비해 많은 편이다.
제한된 내수시장에서 출혈경쟁이 일다 보니 수익률이 낮고 따라서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놓은 ‘서비스산업 업종별 수요·공급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음식숙박업의 1인당 부가가치 증가율과 임금상승률이 하락하고, 공급초과와 낮은 생산성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렇게 자영업의 구조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노후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은퇴층이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치킨집’으로 상징되는 자영업으로 내몰리면서 창업과 폐업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은퇴층의 자영업 비중 확대가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자 가운데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작년 3월 기준)은 50.7% 수준으로 은퇴층 자영업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늘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다.
은퇴층이 자영업에 진출할 경우 일부 업종의 낮은 수익성 탓에 부실화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
심각한 문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포화상태인 자영업의 구조조정을 앞으로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렇게 촉발된 자영업 위기가 고용이나 소득 감소에 그치지 않고 금융안정성 전체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전체 자영업자 수 감소는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자영업으로의 진입이 계속 이뤄지는 가운데 퇴출이 그보다 더 많다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가 더 많이 늘어나게 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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