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시평] 한·일 수교 50년 해 맞아 두 정상 마주 할까?
[충남시평] 한·일 수교 50년 해 맞아 두 정상 마주 할까?
  • 김법혜 스님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 승인 2015.06.2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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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단초가 일단 마련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얼마 전 서울과 도쿄에서 동시에 열린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식에 서로 참석한 게 그것이다.
오랜만에 보는 두 정상의 교감이여 기대가 됐다.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두 나라의 정상이 상대국 주재 대사관 행사에 기꺼이 모습을 보인 것은 반갑고 환영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날 두 나라 정상의 축사에도 만남의 희망을 걸게하는 ‘미래’를 밝혀줄 메시지가 담겨 있어 한·일관계에 희망을 불어 넣어 준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은 “올해는 두 나라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할 원년”이라고 말했고, 아베 총리는 “한·일 정상화 50년을 맞아 앞을 내다보면서 함께 손 잡고 양국의 시대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한때 갈등과 반목으로 점철된 두 나라 관계에 이번 기념식의 두 정상의 참석이 새 지평을 열어가자는 의미가 서렸다. 그동안 얼음장과 같던 두 나라 관계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 셈을 감지하게 했다.
지금 두 나라는 국교가 정상화된 이래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로가 악화된 상태였다. 두 나라 사이가 크게 나빠진 적은 더러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찬 바람이 돌지는 않았다. 서로 비슷한 시기에 취임해 2년 반이 넘도록 가장 가까운 이웃이 정상회담을 단 한 차례도 갖지 못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제 두 나라의 불편했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실마리가 잡혔으니 어떻게든 이를 잘 살려 실질적으로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한동안 씁쓸했던 분위기가 금새 훈훈해지는 것은 욕심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과거사, 특히 두 나라 간 최대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진정성 있는 해법이 나오지 않는 한 의미있는 관계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오는 8월 15일 아베 일본 총리는 종전 70년 담화를 발표하게 된다.
그때 아베 담화가 엉켰던 한·일 관계 진전 여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여기에는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일제 식민지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가 담겨야 한다. 이것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두 나라 사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지도 모른다. 
아베 총리의 진정한 반성과 사죄의 뜻이 담기면 정상회담 분위기는 무르익을 것이다. 얼마 전 두 나라 정상이 한목소리로 ‘미래로 가자’고 역설한 만큼 21세기의 새로운 협력체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공동의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아야 할 줄 안다.
더 중요한 것은 교류와 소통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한·일 간 고위급 전략대화 채널을 만들어 진정성 있는 대화와 과거사 해법, 경제협력, 글로벌 이슈 공동대응을 위한 연구·협의체 등도 만들어 미래세대의 공감대도 넓혔으면 한다.
한·일 간 미래지향적 협력이 반드시 실천으로 이어지기 바란다. 최근 한·일 관계가 국교 수립 이후 최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냉랭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일 관계가 갈등에서 화해로 돌아서는 기회가 만들어 졌으면 한다.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 의지해야 하는 길잡이는 감정이 아니라 냉정한 이성이다. 두 나라 국민이 이성의 나침반을 따라 걸어간다면 역사의 어느 길목에서 진정으로 손을 맞잡게 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최근 3년간 양국 간의 감정은 소통 부재에 따른 오해와 편견의 악순환이었다. 다행히 한·일 수교 50주년 행사 교차 참석으로 두 나라 관계가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연내 정상회담을 통한 관계 회복을 기대해 본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사의 무거운 짐을 화해와 상생의 마음으로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를 새로운 (한·일) 협력의 미래로 가는 전환점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말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50년간의 우호 발전의 역사를 돌이켜보고 앞으로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말했다. 이런 각오는 두 나라 정상이 각각 주한 일본대사관과 주일 한국대사관 기념행사에서 밝힌 화해의 메시지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두 정상이 지난 2년 반 동안 과거사 문제로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고 새로운 협력의 틀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두 나라가 지난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더 늦기 전에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나선 것은 다행이다.
한·일 양국은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미래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상대국이 왜 중요한지 되돌아보고 동북아의 평화적 세력 전환과 바람직한 지역 질서 북한 문제의 해결과 통일을 위해 협력할 일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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