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대강이 충남 서북부 가뭄에 물꼬 텄다
[사설] 4대강이 충남 서북부 가뭄에 물꼬 텄다
  • 충남일보
  • 승인 2015.11.0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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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물의 가뭄대책 활용 첫 사례인 ‘금강 백제보-보령댐 도수로 설치 사업’이 지난달 30일 부여군 구교리 금강 백제보에서 보령댐까지 21㎞를 연결하는 공사가 착공됐다.
이 공사에는 625억 원이 투입되며 내년 2월에 완공된다. 충남 서북부지역 8개 시ㆍ군에 하루 11만5000톤의 금강물이 공급될 예정의 도수로공사가 완공되면 이 지역의 물 부족으로 인한 불편이 해소될 것이다.
도수로는 보령댐 물이 고갈되는 비상 시기에만 활용한다는 것이 국토부의 입장이다. 그런데 수질악화 등 부작용과 관련, 국토부는 금강 수질은 2급수로 현재도 생활용수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1급수인 보령댐으로 흘려 보낼 때는 2단계 정화처리를 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께 충남에도 비가 내렸으나 강수량이 24㎜에 불과했다. 전국적으로 단비가 내리긴 했으나 지난해 10월 21일 74㎜가 내린 이후 1년째 비다운 비가 없었다. 이처럼 가뭄이 계속되자 정부는 충남 보령 등 서북부 8개 시·군에 대해 상수도 강제 급수 조정을 단행키로 했다.
보령댐은 충남 서북부지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식수원인데 현재 댐의 수위가 59m 밖에 되지 않아 바닥을 드러냈다. 이처럼 댐 수위가 최저치에 이르고 있어 국토교통부가 충남 서북부 시·군 8곳에 물을 공급하는 광역상수도의 밸브를 조정, 물 공급량을 이달 초 부터 강제 단수키로 방침을 세웠다.
국토부는 충남 8개 시·군에서 물 절약 목표(평소 사용량의 20%)를 달성키 위해 광역상수도 밸브를 조정하는 구체적인 단수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는 물 절약량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시·군에 대해 감압급수로 수압을 5% 낮춰 물 공급량을 5% 줄기로 했다.
그래도 물 절약 목표치가 달성되지 못한 시·군에는 수압을 5% 더 낮출 계획이다. 국토부는 물 절약 목표가 이뤄질 때까지 수압을 계속 낮추되 지자체 의견과 주민불편 등을 고려해 최대한의 방법을 강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주민들은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충남 서북부 8개 시·군은 물 사용량을 평소의 80% 수준으로 줄이고자 각 기업과 가정에 수압을 낮춰 물을 공급하는 등 자율적 급수조정에 나섰지만 물 절약이 목표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보령댐의 저수율은 현재 20%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4대강의 16개 보와 저수지(11억6600만㎥)에는 물이 가득 차 있다. 이 물은 보령댐(최대 저수량 1억1690만㎥)을 10번 가득 채울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한 쪽에선 논밭이 타 들어가는데 다른 한 쪽에선 물이 남아도는 파행이 빚어진 건 양쪽을 연결하는 수로 공사가 정쟁에 막혀 무산됐기 때문이다. 뒤늦게 충남의 가뭄이 발등에 떨어지자 4대강 사업으로 만든 금강 백제보 하류의 물을 보령댐으로 흘려보내는 연결 수로 공사가 우선 착수됐다.
하지만 공사는 내년 2월이 지나야 끝날 것 같아 지금으로는 ‘그림의 떡’이다. 그동안 백제보와 보령댐의 수로 연결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정쟁에 휘말려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것이 불찰이다. 기왕에 만들어진 물 그릇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물의 실핏줄을 잇는 지혜가 모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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