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 日 時 論]우리민족의 저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忠 日 時 論]우리민족의 저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 김수환 본부장
  • 승인 2008.01.07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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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앞바다에서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났다.
유출량이 약 1만5000여톤이나 돼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치우는 데만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어민들의 생계 문제와 함께 서해안 일대 생태계 사슬이 무너지면서 원상회복 되는데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문제의 기름띠는 해안까지 도달하는데 3~4일 걸릴 것이라는 정부의 예측과는 달리 빠른 시간에 해안가에 도달하면서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정부 초동대처도 늦어 우왕좌왕하는 동안 서해안 일대 바닷가와 해수욕장은 검게 물들어 버렸다.
정부의 방제장비는 유효기간이 지난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수량이 충분치도 않았다.
검게 변한 삶의 터전과 기름을 뒤집어 쓴 양식장의 해산물을 바라보는 어민들은 절망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민족의 저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마을 주민들이 헌옷과 양동이를 가져와 기름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밀려들기 시작했고 방제장비도 없이 양동이와 손으로 기름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하나둘 자원봉사자가 몰려들더니 주말에는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다녀갔다. 서해안에서 지난 2002년 붉은 악마로 하나가 되던 우리 민족의 열정이 부활하고 있었다.
지원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외국의 전문가들은 이처럼 짧은 시간동안 이뤄진 방제결과에 연일 놀라움을 표시했다. 외국 언론들도 한국의 방제활동을 소상히 보도하기도 했다.
위기에 처할 때마다 똘똘 뭉치는 우리 민족의 저력이었다. 그것이 자원봉사의 힘으로 표출된 것이었다. 개인주의가 만연하는 시대에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아직 살아 숨 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점도 여럿 발견되었다. 지난 여수 앞바다 시프린스호 기름 유출사고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처 능력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또 잠을 지새우며 기름을 닦아내는 자원봉사자들과는 달리 총체적인 안이한 사고방식이 사고를 키웠다고 본다.
조사 중이지만 역시 인재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세계를 주도하는 통신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통신두절이라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지만 사소한 실수가 환경과 인류에 얼마나 큰 재앙으로 돌아오는지 확인시켜준 사건이었다.
진상조사를 철저히 하고 더불어 관련자 모두가 모여 동일한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도 세워야 한다. 복구활동에 참가한 지역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건강검진을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번 방제작업에 참가한 대다수 사람들이 마스크도 없이 기름 냄새 등에 노출되어 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지난해는 유난히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연말에 이런 우울한 일이 벌어진 것이 유감이다. 그 와중에도 우리의 단결된 힘을 전 세계에 과시한 대한민국의 저력이 아직 우리의 미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천안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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