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타이어에는 강심장 사람들만 있다
[사설] 한국타이어에는 강심장 사람들만 있다
  • 충남일보
  • 승인 2008.01.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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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에 이어 이천화재 등 연이어 발생한 인재로 온 나라가 벌집 쑤시듯 소란스런 가운데 이번에 노동부가 한국타이어 근로자의 사인과 근로환경에 대한 결과발표를 놓고 비난이 적지않다.
이번 한국타이어 직원 집단 사망사건과 관련 노동부는 지난 2006년 5월 이후 15명이 사망했지만 작업환경 측면에서 직원들이 집단발병을 일으킬 만한 공통요인은 없다는 결론을 인수위에 보고했다.
1년 사이에 한 회사에서 15명이 죽어나갔는데도 그 원인을 작업환경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당연히 원인없는 결과는 있을 수 없으며 더구나 이미 지난 10월부터 진행된 역학조사과정에서 사측에서 작성한 작업장 청소지시, 솔벤트 통 교체지시 등의 문건이 밝혀지면서 조사결과 왜곡은 이미 예고됐었다.
이번 노동부의 결론은 한마디로 결국 죽어간 노동자들의 건강이 문제였다는 소리다.
범죄에 있어 현장조사는 기본이고 현장보존은 기본에 기본이다. 머리카락 한 올, 지문 하나 하나 그대로 조사해야 한다는 것은 굳이 유명 미국드라마를 언급하지 않아도 다 아는 일이다.
집단사망이라는 충격적인 사고에 대한 역학조사를 사업장 환기하고 청소하고 노동자들이 다루던 것과는 다른 종류의 유기용제를 배치한 후에 했다고 하니 증거 하나 잡힐 리 없다.
작업환경과 관계없다는 말은 어린아이도 믿을 수 없는 도저히 납득이 갈 수 없는 측면이 강하다.
정치권도 이번 사건과 조사과정 등 일련의 조치를 두고 강성노조 없이 묵묵히 일 잘 하는 노동자를 이상으로 삼는 이명박 당선자의 노조관련 철학을 이심전심으로 실천해왔을 뿐 아니라 당선자의 사돈이기도 한 한국타이어 사측에 면죄부를 준 이번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노동부는 역학조사가 마무리 되는 시점까지 정확한 원인규명이 되도록 그 책임을 다해야 하며 지금까지 많은 노동자들의 목숨을 잃도록 방치한 것에 대해 책임이 있다면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진행 중이 노동부와 노동청에 대한 감사 결과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 번 한국타이어 집단 사망사건과 관련한 정확한 원인규명이 이루어 질 수 있는 조사와 대책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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