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寅鐵 칼럼] ‘탈(脫)여의도 정치’ 시험대 될까
[金寅鐵 칼럼] ‘탈(脫)여의도 정치’ 시험대 될까
  • 김인철 편집국장
  • 승인 2008.01.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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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전이 한창이던 때 우리의 정치도 이제는 여의도 정치에서 탈피할 때가 되었고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같이 정치문화를 바꾸겠노라 유권자들에게 약속하던 것을 기억한다.
자신이 서울시장시절 혹은 그 이전의 정치에 몸담았던 시절 겪은 좋지 않은 기억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지만 그의 탈여의도 정치에 대해 딱히 옳고 그름을 잘라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같다.
나름의 타당성도 있고 현대 정치역사가 일천한 우리에게 그나마 정치적 토론과 논쟁, 때론 온갖 몸싸움과 육탄전의 추태가 한데 어우러지며 그래도 나라를 경영하는 한 축을 담당해온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여의도 정치를 취재하며 여야 할 것 없이 제정파 정치인들을 취재원으로 삼아 국회와 정당 등을 오가는 서울 정치부 기자들에게도 어김없이 때가 된 것을 실감하는, 정치계절이 돌아왔다.
기성 정치인들의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도 한 징후이겠지만 여야, 정확히는 기존 범여권과 한나라당, 새로인 창당을 준비중인 보수신당, 창조한국당 등 신설정당 등을 가릴 것 없이 이들의 문을 노크하는 이른바 정치지망생들의 발길이 잦아지는 것을 보면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온 것을 느끼게 된다.
정치권의 크고 작은 소식에 목말라하는 신인들이야 말 할 것도 없는 일이다. 공천의 비중이 커지면서 공천 줄대기는 개인으로서는 최대 정치 이벤트를 위한 전초전일 수밖에 없다. 자연히 그와 관련된 정보를 한 줄이라도 얻으려니 정치부 기자들의 몸도 괜히 부산하다. 이러 저러한 인맥 혹은 지인들의 소개 등으로 정치 지망생들 혹은 일찌감치 이름 알리기를 위한 선관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정관계 등 각계 인사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늘 수 밖에 없다. 전국 어느 지역 가릴 것 없다.
더 깊은 관계성을 갖는 경우라면 해당 정당 공천관련 인사들에 대한 추천(?)도 한 몫거들 수 있는 경우지만 대부분은 정치초년병들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정도 되지 싶다. 해당 정치초년병들로서는 정치부 기자들과의 인연을 가져가는 동시에 추후 선거운동기간의 협조를 구하는 한편 상대 후보들에게서 제기될 수 있는 악성 정보에 대한 사전 예방과 ‘보험용’ 인맥형성도 가능하게 된다는 점에서 보편적이랄 수 있다.
특히 총선 시즌에는 이른바 메이저급 중앙일간지나 메이저 방송들 보다는 지역 사정에 밝은 지역신문기자들의 효용이 더 높게 평가되는 경우도 있으니, 이런 때 한번 여의도 주재 기자들도 기좀 펴보는 것 같다.
그런 자리를 가지면서 정치부 기자들은 반대로 그들로부터 색다른 민심과 여론의 추이를 읽곤 한다. 그런 자리를 통해서 대충 읽혀지는 일이지만 역시 대전 충청권 인사들 가운데서는 기존 한나라당 인맥을 가진 인사들의 봇물 같은 줄대기와 이회창 보수신당에 대한 공천가능성 타진의 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볼 수 있다.
그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이번 4월 총선구도는 보수 2당의 대공방전속에 기존 대통합민주신당의 약진이 귀납적으로 예상되는 반면, 민노당, 창조한국당, 민주당 등은 그야말로 ‘개점휴업’꼴처럼 물건을 ‘찾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풀이 죽어 영 신통치가 않아보인다.
일단 정치부 기자들과 접촉을 갖는 예비 후보들이나 정치지망생들의 빈도 등으로 봐서 그렇다는 얘기다. 정치적 소신보다는 개인적 영달을 위해 나서는, 함량미달인 지망생들이 수둑룩한 것도 사실이다.
기존 정치인들도 약간 훈련만 더 됐을 뿐이지 별 차이 없다. 또 때론 탄핵역풍 등 바람에 의해 입성한 케이스도 이참에 걸러내야 한다는 소리는 단골메뉴격이다.
아무리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는 하지만 정치지망생들의 우후죽순 정치지향을 보면서 아쉬움이 왜 없을까마는, 아무리 공천 경쟁률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지라도 옥석은 구분해야 한다.
각 당이 너무 정략적인 공천에 휘둘리다보면 우리의 정치 후진성은 여전히 면키 어렵게 된다. 이념적 소양은 해당 정당의 노선과 응당 일치해야 마땅하겠지만 여기에다 풍부한 전문성을 갖추되 지역과 나라를 위해 무한 봉사를 평소 실천해온 사람인가 아닌가 먼저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뱃지를 달고 나서도 돈 타령이나 해대는 정치인들, 일도 안하고 세비만 축내는 부류가 적지 않다는 시민단체들의 지적도 있지 않은가.
총선이란 게, 그렇게 면밀히 검증을 하고서 공천한 인사도 때론 갖은 바람에 휘둘리는 법인데, 그나마 그런 노력 없이는 ‘시정잡배만도 못한 정치모리배’의 여의도 정치란 꼬리표를 떼는 것은 백년하청이지 싶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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