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 日 時 論]해는 저물었는데 갈 길은 멀다(日暮途遠)
[忠 日 時 論]해는 저물었는데 갈 길은 멀다(日暮途遠)
  • 이강부 부국장
  • 승인 2008.01.1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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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저물었는데 갈 길은 멀다는 일모도원(日暮途遠)은 원래 나이는 먹었어도 할 일은 많다는 뜻인데 반대로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별로 없다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이며 사기 오자서전(伍子胥傳)에 나온다.
오사(伍奢)는 초 나라 평왕(平王)의 태자를 가르치는 태부(太傅) 벼슬을 하고 있었다.
한편 소부(少傅) 벼슬을 하고 있던 비무기(費無忌)는 태자를 위해 진(秦)나라에서 데려온 여인을 평왕에게 바치고 아첨으로 신임을 얻었다.
그리고는 태자의 보복이 두려워 늘 왕에게 태자를 헐뜯는 말을 해 왕은 여자에 빠져 태자를 국경으로 보내 수비를 맡게 했다.
비무기는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자 태자가 제후와 짜고 반란을 일으키려 한다고 참언 했다.
왕은 오사를 불러 그를 엄중히 문책했지만 오사는 왕이 간적의 말만 믿고 태자를 멀리하고 있다고 간해 오사는 유폐되고 태자는 송나라로 도망쳤다.
비무기는 또 태자의 음모가 오사의 두 아들이 뒤에서 조종한 것이라고 왕에게 참언해 결국 형인 오상(伍尙)은 아버지와 함께 사형을 당하고 동생인 오자서는 송나라로 간 태자를 따라 오 나라로 도망쳤다.
오자서는 오 나라의 공자 광(光)이 왕위를 노리는 걸 알고 자객을 소개한 뒤 자신은 들에서 밭을 갈면서 공자 광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날을 기다렸다.
초 나라에서는 평왕이 죽고 비무기가 바친 여자의 소생이 왕위에 오르니 이가 소왕(昭王)이다.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 비무기는 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다가 내분으로 피살됐다.
초 나라에 내분이 일자 오 나라 왕은 이를 계기로 군사를 일으켜 초 나라를 쳤고 이 틈을 타 공자 광은 자객을 시켜 왕을 시해하고 스스로 왕위에 오르니 이가 바로 오왕 합려(闔閭)다.
이때부터 오자서는 오왕 합려를 도와 초 나라로 쳐들어가서 마침내 수도를 함락시키고 아버지와 형의 원한을 풀려고 소왕을 찾았으나 소왕은 이미 도망친 후로 그는 평왕의 묘를 파헤쳐 시체에 300번의 매질을 가해 원한을 풀었다.
이때 옛 친구가 오자서의 행위는 하늘을 거스르는 지나친 것이라고 말하자 오자서는 나는 나이는 많이 먹었어도(日暮) 할 일은 많다(途遠)고 말 한데서 유래됐다.
열린우리당으로 정권을 잡은 노무현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는 한 부분이 정권 교체후의 보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인수위원회가 발족되고 업무에 들어가며 외부로 노출되면서 세인들의 화두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확인되지 않은 악성루머까지 더해 공공연히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 근대 정치사에서 정권 교체 후에 붉어진 각종 사건을 상고할 때 세인의 입에 오르는 각종 루머들에 대한 우려의 소리로만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는 우리 근대사의 아픈 과거를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과 함께 안정된 정국에서의 정권 교체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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