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4토트넘)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와일드카드 선발을 추진하고 있는 신태용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토트넘으로부터 상당히 긍정적인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3월 평가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선발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손흥민은 올림픽대표팀과 이날 함께 발표된 A대표팀 중 어느 곳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신 감독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진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3월 A매치에 손흥민을 부르지 않은 것은 그를 올림픽 와일드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토트넘과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신 감독은 이미 지난 1월 최종예선으로 진행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을 치르는 동안 슈틸리케 감독과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선발을 합의했다고 털어놨다.
신 감독은 “카타르와의 4강전이 끝난 뒤 슈틸리케 감독님과 어느 정도 이야기를 했다. 감독님이 상당히 많이 배려했다. 와일드카드 선수들에 대해 미리 협력을 요청해야 할 것 같아서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손흥민을 뽑지 않으면서 리우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하셨다. 사전 협의를 토트넘과 했는데 상당히 긍정적인 답변이 왔다. 그래서 뽑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손흥민의 활용 방안에 대해 “손흥민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선수다. 공격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면서 “마지막 18명이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손흥민은)어느 포지션이든 맡은 임무를 충분히 다할 수 있는 선수”라며 무한신뢰를 보였다.
사실상 와일드카드 한 장을 공개한 것을 두고는 “슈틸리케 감독님과 나, 그리고 축구협회의 조율이 없으면 손흥민 같은 선수를 올림픽에 데려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오픈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 일문일답
-손흥민이 와일드카드로 사실상 확정됐는데.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선발은 카타르와의 4강전이 끝난 뒤 슈틸리케 감독님과 어느 정도 이야기를 마쳤다. 감독님이 상당히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와일드카드 선수들에 대해 미리 협력을 요청해야 할 것 같아서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하셨다. 이번에 손흥민을 뽑지 않으면서 리우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하셨다. 토트넘과 사전 협의를 했는데 상당히 긍정적인 답변이 왔다. 그래서 뽑지 않았다. 나머지 와일드카드는 내 머리에 있다. 감독님께 상의도 드렸다. 4월 조 추첨식이 끝나면 상대에 따라 확정하겠다.
- 손흥민을 직접 만나고 왔다고 하던데.
직접 보지는 못했다. 전화 통화를 했는데 손흥민도 상당히 (올림픽팀에)오고 싶어 했다. 자기도 올림픽에서 멋진 경기를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잘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내가 적극적으로 (슈틸리케 감독께)부탁을 드렸다.
- 구체적으로 손흥민은 어떻게 활용할 생각인가.
손흥민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선수다. 공격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마지막 18명이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손흥민은)어느 포지션이든 맡은 임무는 충분히 다 할 수 있는 선수다.
- 토트넘의 긍정적인 반응을 상세히 말해줄 수 있나.
3월에 뽑지 않으면서 우리가 올림픽에서 손흥민을 쓸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토트넘에서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3월에 (소속팀)일정이 빠듯하니 우리가 부르지 않겠다고 했다. 충분한 휴식을 주면서 팀에 보탬이 되게끔 배려를 해주고 우리 또한 배려를 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오갔다.
- 올림픽을 5개월 앞두고 와일드카드가 한 장 공개된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23세 이상 선수들은 올림픽 의무 차출 대상이 아니다. 사전 교감이 없으면 필요할 때 뽑을 수가 없다. 슈틸리케 감독과 내가 윤활유처럼 잘 돌아가는 것 같다. 만약 손흥민을 6월이나 7월에 뽑았을 때 토트넘이 안 된다고 한다면 데려갈 수 없다. 데려갈 수 있는 확률을 열어놨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 와일드카드는 병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병역혜택을 받았던 선수라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18명 모두 병역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1,2명 덕분에 나머지 선수가 혜택을 받는 것도 좋은 일인 것 같다.
- 사실 손흥민의 와일드카드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어도 될 텐데. 미리 밝히는 것이 팀에 보탬이 된다고 본 것인가.
명단에 손흥민이 없으니 이에 대한 질문이 100% 나왔을 것이다. 우리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이야기를 한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님과 나, 축구협회의 조율이 없으면 손흥민 같은 선수를 올림픽에 데려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오픈한 것이다.
- 황희찬은 왜 제외된 것인가. 이승우는 고려 대상이 아닌가.
황희찬은 몸이 조금 안 좋기도 하지만 배려 차원도 있다. 잘츠부르크가 협조를 해서 (최종예선 때)카타르에 보내줬다. 좀 더 일찍 리우에 데려가려는 교감이 있었다. 이번에 뽑지 않고 나중에 일찍 소집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승우는 아직 내 머리 안에 없다. 성인 무대를 뛰었으니 어느 정도까지 경쟁력이 있는지 지켜보겠다. 팀에 보탬이 되면 충분히 뽑을 수 있다.
- 5월과 6월 평가전은 유럽 원정으로 치르나.
국내에서 할지 국외에서 할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A대표팀이 해외에서 하는데 같이 가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이 6월 스페인과의 A매치를 뛰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림픽팀 스케줄이 아직 안 나왔다. A대표팀과 같이 유럽 원정에 간다면 슈틸리케 감독 구상처럼 스페인전만 뛰고 올림픽팀에 합류하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안 된다면 아마 우리 팀에 양보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A대표팀과 우리 모두 평가전을 갖지만 우리는 큰 대회를 앞두고 있기에 슈틸리케 감독이 충분히 양보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