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구 온난화로 전염병 판도 바뀌고 있다
[사설] 지구 온난화로 전염병 판도 바뀌고 있다
  • 충남일보
  • 승인 2016.09.0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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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국민의 뇌리에서 까마득하게 잊혀졌던 전염병인 콜레라가 15년 만에 되살아난 것은 황당하다. 하지만 방역 당국의 무감각이 국민만 불안케 했다. 올 여름 경남 거제에서 세 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해산물을 익혀 먹고도 콜레라에 걸렸다는 3번째 환자가 거제의 횟집에서 카드 결제 내역 조회 결과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때문에 거제에서 발생한 콜레라 환자 3명 모두가 같은 오염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환자는 앞서 역학조사과정에서 “오징어와 전갱이를 데치거나 구워서 먹었다”고 증언한 바 있어 해산물에 의한 감염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 3번째 환자도 거제 횟집에 들른 사실이 밝혀지면서 감염원이 명확하게 밝혀진 셈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횟집이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어 조사를 계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횟집 주인마져 최근 손님이 뚝 끊기자 다른 곳에서 일용직 근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 모두가 조리가 덜 된 상태의 수산물을 섭취해 콜레라에 감염됐을 것으로 막연하게 추측하고만 있을 뿐 정확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세 번째 환자에게서도 콜레라균의 유전자 지문이 다른 두 환자의 것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때문에 오염된 거제 연안에서 잡은 해산물을 섭취해 콜레라에 걸렸을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도 보건당국은 발병 원인, 감염 경로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추석을 앞에 두고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당국은 올 여름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만큼 유사 증상 환자 파악·보고 체계를 갖췄어야 하는데도 이행되지 않고 있어 방역에 구멍이 뚫려 있다. 게다가 세 번째 환자는 콜레라 확진 전까지 일주일 넘게 병원 관계자들과 수시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방역 당국이 뒤늦게 확인한 것이다.
전염력이 강했다면 엄청난 재앙으로 확산될 뻔하다는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앞으로 한반도의 폭염이 해마다 높아져 2029년에는 폭염 연속 일수가 10.7일로 늘어나고 온열질환 사망자도 100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기상청의 전망에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보건당국의 미진한 초동 대처, 안이한 늑장 대응이 문제점이다. C형간염의 집단감염 의심 신고도 35일 뒤에야 검체 수거에 나서고,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발생한 인천의 모텔을 폐쇄하는 데도 한 달 이상 걸린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로 전염병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만큼 최대한 서둘러서 방역시스템을 재구축하기 바란다. 전염병은 초동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 효율적이고 기민한 초동 대처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보건당국이 이제 와서 “방역 강화”를 외치는 것은 사후약방문이나 다름없다. 정부의 무능이 초래한 메르스 사태의 교훈을 기억한다면 15년 만에 발생한 콜레라가 집단 감염으로 번지는 어이없는 사태가 재발되게 해서는 안 된다. 
방역 당국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국민건강을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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