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락가락 교육 근본부터 세워라
[사설]오락가락 교육 근본부터 세워라
  • 충남일보
  • 승인 2008.01.3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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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한 인수위의 행보에 국민들이 혼란스럽다. 충분한 논의와 합의도 없이 인기몰이식 교육 정책을 확대 포장해 남발하고 국민적 비판이 쏟아지자 다시 변경하는 등 혼란스런 정책 집행을 하고 있기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를 인재과학부로 명칭 변경했다가 비판이 제기되자 교육과학부로 변경한 것은 인수위의 정책 능력 한계를 드러낸 해프닝이었다. 영어교육정책을 발표했다가 여론이 들끓자 영어몰입교육은 안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한 것도 창피한 수준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4년지대계로 바뀌었고 입시제도만 해방후 50여 차례 바뀌었으니 이제 국민의 고통도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태도다. 이경숙 위원장이 직접 나서 영어교육에 대한 의지를 여러 방식으로 특별하게 강조하는 발언들은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 영어 정책의 핵심은 영어로 수업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이 위원장은 97년 이후 숙대에 이미 국내 최초로 영어교사양성프로그램인 테솔(5~6개월에 300~400만원)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교육부가 지정하고 재정 지원을 하는 영어교사 심화연수프로그램(출퇴근형 1인당 642만원 지원)도 주관하고 있다.
더구나 인수위가 이야기하고 있는 영어교육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아니라 이미 참여정부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영어교육혁신방안(2006.11)의 재탕에 불과하다. 참여정부에 비해 그 속도와 폭이 다른 차이만 있을 뿐이다.
모든 교육은 학생들의 입장에서 출발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즐거운 영어’를 바라고 있다. 영어공부를 단지 시험점수 얻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 영어는 고통이 된다.
초등영어가 도입된 지 10년이 흐르면서 태교부터 시작하는 영어 교육 광풍에 이미 초등학교 3학년에 ‘영포’(영어포기자)가 20%에 이르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12년동안 누적된 영어 격차의 양극화는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영어 담당 교사들도 국내 시험용 영어에서 탈피해야만 영어 교육이 살아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구나 영어능력평가는 아예 영어교육을 시험의 도구로 정착시키겠다는 발상이기 때문에 폐기하는 것이 맞다. 영어교사 양성도 기존의 사대와 교대 등 영어교사 양성프로그램을 강화하면 될 문제인데 인수위는 영어전문교사 자격증제(PEE)를 말하고 있다. 이것도 재고되어야 한다.
‘경제’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는 인수위는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 교육에 대한 총체적인 외국어 교육정책을 다시 제출해 ‘교육’ 프레임을 회복하고 국민적 신뢰를 되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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