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인도 먹고 살게끔 일자리를 주자
[사설] 노인도 먹고 살게끔 일자리를 주자
  • 충남일보
  • 승인 2016.10.11 1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달에는 개천절 등 여러 날이 있으나 ‘노인의 날’이 끼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을 것이다.
올해로 20회를 맞은 노인의 날은 다른 법정기념일과는 달리 행사도 초라할 정도로 형식에 그쳤다.
노인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노인 문제를 되돌아 보고 절박함을 다시 인식했으면 한다. 유엔은 노인들의 인권보호 치원에서 2006년에는 ‘세계 노인 학대 인식의 날’까지 제정했으나 우리는 노인에 대한 것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올 노인의 날을 기해 우리의 심각한 노인 실태 보고서가 발표되어 관심이 모았다. 보고서에서 지적된 노인 문제의 위기는 독거, 궁핍, 질환 및 학대가 중요 사항으로 분석됐다.
특히 궁핍, 질병과 죽음이 온 나라에 일상적으로 만연했던 과거에도 노인은 지금보다 덜 학대받았다. 당시에는 노인이 홀로 사는 관습적 원칙이 작동되지 않는 사회였다.
하지만 현재는 홀로 어렵게 사는 노인이 너무 많다. 올해의 한국 노인 기대수명은 기록을 경신해 83세를 넘어섯고 행복수명도 75세로 늘었다. 이로 인해 세계 10위가 됐다.
우리 노인들의 평균수명 40세를 넘어선 건 1940년이다. 그래서 당시는 노인들이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 어린이가 노인도 되기 전에 짧은 생을 마치는 경우가 됐다.
지금 출생과 사망의 비율이 3 대 2로 인구 절반이 어린이다. 어린이 중 30%는 열 살을 못 넘기고 죽는 게 현실이다. 어린이의 사망 원인은 소화기병이 23%로 가장 많았고 호흡기 질환, 전염병, 감기 등 열악한 생활여건에서 기인해 일찍 숨을 거두고 있다.
노인 역시 사망도 다를 바 없다. 소화기병의 원인은 과식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영양실조로 인해 위장이 약해지고 잦은 고장으로 사망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얼마 전 OECD가 내놓은 사회지표에서는 세계 10위권 무역대국에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우리 민낯과 속살은 부끄럽게 했다.
한국 노인 ‘삶의 만족도’가 26.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세계 조사대상 35개국 중 28위로 꼴찌 수준이다. 이처럼 노인의 삶이 팍팍한데 가난하고 불행해진 노인들이 많아 노인 빈곤율은 14%로  OECD 평균 12%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의 빈곤율은 48.8%에 달했다. 노인 두명중 한 사람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빈곤 노인들은 기댈할 가족마저 없어 사회적으로 단절되고 있다.
우리 노인들이 가난하게 사는 것도 괴로운데 의지할 곳조차 없어 살기는 더욱 힘들다. 때문에 노인 자살률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불행한 노인은 늘어나 사회문제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일하는 청년 두 사람이 노인 한 사람을 거둬야 하는 시대가 됐기에 세대갈등도 증폭되고, 생존 문제가 각박해져 메마른 사회로 변화될 것은 뻔하다.
당국은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만큼 노인들도 먹고 살 걱정을 덜어주지 않는 한 정부와 노인 짐은 점점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