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도자 자격 미국 대선전에서 교훈 얻어야
[사설] 지도자 자격 미국 대선전에서 교훈 얻어야
  • 충남일보
  • 승인 2016.10.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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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여 앞으로 다가선 미국대통령 선거열기가 가열되면서 지도자의 자격을 두고 벌이는 선거과정을 통해 우리도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트럼프 후보의 과거 행적이 앞으로 미국을 이끌 지도자 자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불거진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음담패설’을 담은 녹음파일이 공개된 후 미국 대선의 판세는 결정적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을 보면 지도자의 도덕성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하고 잇다.
9일(현지시간) 열린 제2차 TV토론에서도 이 문제는 주된 쟁점이 됐다. 트럼프 후보는 ‘음담패설’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탈의실에서나 주고받을 개인적 농담이며 가족을 비롯해 미국인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성의 동의 없이 키스하거나 몸을 더듬었다’는 녹음파일의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그러고는 경쟁자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물고 늘어졌다.
트럼프 후보는 “빌 클린턴은 여성들을 학대했고 힐러리 클린턴은 그 여성들을 악의적으로 공격했다.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맹공을 가했다. 트럼프 후보는 클린턴 후보를 여러 차례 “거짓말쟁이”, “악마”로 불렀다. 클린턴 후보의 국무장관 재임 시절 이메일 관리 부실과 은폐 의혹을 거론하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클린턴은 감옥에 갈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후보의 여성, 흑인, 히스패닉, 장애인, 전쟁포로, 무슬림 등에 대한 차별적 언사, 탈세 의혹과 납세 기록 공개 거부를 비난하면서 이날 TV토론은 90분 내내 진흙탕 싸움의 양상으로 펼쳐졌다.
그 전까지 트럼프 후보는 잇따른 ‘막말 논란’에도 지지율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민자 등 소수세력을 공격하고 동맹국을 헐뜯는 그의 극단적 언행은 미국의 경제·사회 현실에 좌절한 일부 계층의 지지를 더욱 공고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온갖 상스러운 단어들을 써가며 유부녀와 성적 접촉을 시도한 행각을 자랑스럽게 떠벌린 사실이 폭로되면서부터는 소속 정당인 공화당의 핵심인사들조차 등을 돌리는 등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지금이라도 후보 교체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트럼프 후보 본인은 후보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고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한 후보를 교체할 방법도 없다.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할지는 미국 유권자의 몫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언행만으로도 그가 미국 정치판을 ‘막장’으로 몰아넣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11년 전의 음담패설은 연설이나 인터뷰, 후보 간 토론회로는 알 수 없었던 트럼프 후보의 실체 중 일부를 드러냈다. 위태롭기 그지없는 그의 평소 말과 행동을 감안하면 앞으로 또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 
어느 나라건 지도자의 길로 나서고자 하는 정치인이라면 스스로 그에 어울리는 인생의 행로를 걸어왔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우리에게도 미국선거과정을 통해 바른지도자를 선택하기 위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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