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명 바뀐다고 정치 풍토 좋아지나
[사설] 당명 바뀐다고 정치 풍토 좋아지나
  • 충남일보
  • 승인 2017.01.19 18: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권은 걸핏하면 ‘재창당’을 들먹이며 그때마다 땜질식 처방으로 당명을 바꾸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정치인들이 무슨 일이 일어나면 헤쳐모이는 수순이 진행되고, 그렇게 되면 새로운 당명들이 등장하고는 한다.

이번 분당 사태를 빚은 새누리당도 당명을 바꾸기로 하고 이르면 설 연휴 전에 일반 공모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지금의 이름으로는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2012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꾼 지 5년 만에 다시 간판을 바꾸는 셈이 됐다. 명색이 집권당인데도 당명의 유효기간이 5년밖에 안 된다는 게 대한민국 정치 현실이여 씁쓰레한 단면이다.

재창당의 수순을 밟기 위한 새누리당이 다시 당명과 로고, 당색을 모두 바꾸기로 하고 공개 모집하기로 했다. 때문에 새누리당이란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변경 이유는 당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당명 변경작업이 재창당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사실부터가 눈길을 끈다. 걸핏하면 재창당을 들먹이지만 그때마다 말로만 재창당이지 실제로는 바뀐 것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당명을 바꾸더라도 사람이나 생각이 그대로라면 근본적으로 바꿔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위기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당명을 바꾸고 새 정강 정책도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바뀐 이름에 걸맞은 혁신을 체감하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진정으로 당이 새로 태어나겠다는 의지와 그 실천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여야를 막론하고 당명을 바꾼 이유는 똑같다. 대부분이 당장의 위기 탈출을 위한 신장개업이었다.
이번 새누리당의 당명 변경도 또 하나의 신장개업에 그친다면 운명은 보나마 할 것이다. 당 운영에 있어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지 인적개편 작업없이 당 이름과 로고, 색깔만 바꾼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다른 정당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더불어민주당만 해도 다시 창당되어 당명이 바뀐 당이다.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에 따라 당명도 자주 바뀌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여야 정당 간에 동원할 수 있는 용어들은 거의 당명에 동원된 상태다.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인들이 헤쳐모이는 수순이 진행되면 또 새로운 당명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사례를 새삼 들먹일 필요가 없고 영국의 보수당과 노동당도 같은 사례다.

두 나라는 그만큼 정당 내부적으로 자신이 있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러한 ‘100년 정당’은 요원할 것이다.
이름을 자주 바꾸기보다는 올바른 정치를 펴겠다는 다짐을 제대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얄팍한 국면전환용으로 비치는 것 보다는 진정으로 새로 태어나겠다는 의지와 그 실천이 관건이다.

[충남일보 충남일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