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신 잃으면 권력 잡아도 소용없다
[사설] 정신 잃으면 권력 잡아도 소용없다
  • 충남일보
  • 승인 2017.02.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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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북극성 2형 미사일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새로운 전략무기로 확인됐다. 이처럼 고체 추진 미사일은 기존 액체연료 미사일과는 한 단계 다른 차원의 대응력을 우리 군에게 주문해 주고 있다.
고체연료는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어 액체연료 미사일에 비해 은밀성과 신속성이 뛰어나다. 그래서 발사 징후를 사전에 탐지해 거점을 타격하는 한미 양군의 ‘킬체인’이 무력화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때문에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은 사드가 사실상 유일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사드 배치를 놓고 우리가 국론 분열에 가까운 갈등을 연출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여봐란듯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미사일을 개발해 쏘아올리고 있다. 이같은 북한의 행위를 바라보면서도 우리의 사드 찬반 논의는 한가한 관념의 유희로 비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사드 반대 진영의 주된 논리는 사드가 중국의 반발을 산다는 것이다. 중국의 반발은 이미 현실화 된 문제이지만 죽고 사는 문제 앞에서 외교나 경제적 손익계산을 따지는 것 자체가 선후관계가 뒤바뀐 것이다.
지금은 사드가 우리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사드가 북한 미사일을 완벽히 방어하지 못한다는 기술적 한계론을 지적한다.
사드가 모든 미사일을 막아내지 못한다는 것은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무용론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그것은 어차피 비에 젖을 바에야 우산 없이 빗속을 걸어가자고 말하는 것 만큼이나 무책임한 주장이다.

북한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의 인식이 미·일보다 한가하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다. 유일하게 사드만이 이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기에 사드를 한국에 신속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에 동참해야 한다.
야당의 대선주자들 중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논리로 반대하면서 배치 여부에 불투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모두 북핵·미사일을 외교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안이한 생각이다.

그런 가운데 북한은 무기를 계속해서 늘리는데 다른 한쪽은 무방비라는 것은 사실상 국방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드를 반대하는 정치권이나 대선 주자들은 사드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유권자들도 이 중대한 안보 문제에 대한 정치권의 행보나 대선 주자들의 입장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지금은 국가 비상 상황이다. 대통령직은 비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구나 북의 이번 도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6차 핵실험의 예고편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엄중한 상황에서 우리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권력을 잡아도 소용없는 사태가 닥칠 수도 있다.

[충남일보 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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