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 안보 다시 가다듬어야 할 때
[사설] 우리 안보 다시 가다듬어야 할 때
  • 충남일보
  • 승인 2017.02.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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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의 장남이며 김정은의 이복 형인 김정남이 독극물에 피살됐다.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김정남 암살 시도가 계속 있었고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살려달라는 편지를 보낸 적도 있다고 보고했다.
정찰총국을 비롯한 북한 정보당국이 계속 김정남 암살 기회를 노리다 이번에 실행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그런데 김정남은 살해될 당시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쿠알라룸푸르공항 출국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아시아계 젊은 여성 2명에게 공격을 당했다. 이들은 김정남을 낚아챈 뒤 얼굴에 치명적인 독극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렸다. 용의자들은 고도로 훈련된 요원일 가능성이 크고 이 때문에 북한 공작원의 소행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정남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중국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북한은 말레이시아에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요구하는가 하면 부검 현장에 대사급이 탄 승용차가 여러대가 오는 등 이번 사건의 배후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북한 소행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은 권력 유지를 위해선 어떤 무모한 짓도 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는 해외까지 나가 암살극을 벌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반인륜적이고 패륜적 잔학성을 드러내는 광기가 섬뜩할 정도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김정남 피살 이후 더욱 안보 상황 관리에 한 치의 빈틈도 보여선 안 될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김정은의 소행이 맞는다면 고모부인 장성택의 공개처형에 이어 북한 정권의 패륜성을 다시 한 번 드러낸 셈이다.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들은 우리에게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정국은 종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대통령 탄핵 심판과 특검 수사, 조기 대선 국면이 겹치면서 긴장의 파고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 북한에서 돌발 상황이라도 발생한다면 모든 것은 일거에 바뀔 수도 있다. 이런 판국에 한국 정치권은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야권의 유력 주자들은 여전히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개성공단을 재개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또 모병제와 복무기간 단축도 잇달아 내놓고 있기도 하다. 현실 감각이 없는 정치권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게다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겠다는 대선 주자도 있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동맹국에만 의존할 수도 없다. 대낮에 인파가 붐비는 국제공항에서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살인극을 벌인 것은 우리나라에 있는 탈북 인사들에 대한 경고의 성격도 짙게 하고 있다.
최근 귀순한 태영호 전 런던 주재 북한 공사 등 주요 탈북 인사들의 신변 보호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정부와 정치권은 북한발 여러 불안한 징후들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갖되 차분하고 냉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의 정권이다.모든 경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충남일보 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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