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저 복귀 박 前대통령, 지도자 품격 보여주길
[사설] 사저 복귀 박 前대통령, 지도자 품격 보여주길
  • 충남일보
  • 승인 2017.03.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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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임기 5년을 마치지 못하고 사저로 복귀했다.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한 후 3일 만에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나왔다.
1476일 만에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 대통령’이라는 오명과 함께 삼성동으로 돌아 왔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는 길에는 검정색 에쿠스에 탑승하고 어둠과 함께 사저로 왔다.
돌아오는 삼성동 사저 골목길에 도착했을 때 박 전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혀 마중나온 친박계 의원들과 밝은 표정으로 악수도 나눴다. 그러나 별도의 입장은 직접 발표하지 않했다.

대신 민경욱 전 대변인을 통해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와 헌재의 결정에 심상치 않은 심중을 내비친 것이다. 물론 이번 사태를 놓고 억울한 점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오는 사저주변 200m 골목길에는 1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골목으로 몰려와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 ‘대통령!’ 등 구호를 크게 외치며 “탄핵무효”를 외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감사의 인사로 차 안에서 손을 흔들자 골목길은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이제 삼성동 사저로 돌아온 박 전 대통령은 ‘자연인 박근혜’로 생활을 제대로 영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순실은 감옥에 있고 비서진 혜택마저 박탈돼 시중을 들 사람마져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최씨 일가 외엔 사람을 멀리한 탓에 사저는 인적이 끊긴 적막강산이 될 듯하다.
모든 것을 잃은 박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제뿐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을 망친 최순실 씨와 절연하고 동생들을 품에 안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유례없는 파면 결정으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자신의 무죄를 항변한 그간의 행적으로 미뤄 보면 그가 느꼈을 당혹감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박 전 대통령 자신에게 있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비선 실세에 휘둘려 국정을 어지럽힌 사실만으로도 그렇다.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온 박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통합을 위한 지도자의 책무를 외면해선 안 된다.
그리고 앞으로 검찰 수사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심경이 복잡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박 전 대통령이 지도자로서 품격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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