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숭례문의 철거작업 서둘러서는 안된다
[사설]숭례문의 철거작업 서둘러서는 안된다
  • 충남일보
  • 승인 2008.02.2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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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 중앙법원에서 불에 타 소실된 숭례문에 대해 철거중지여부 판단을 위한 첫 공판이 열린다.
이번 공판은 지난 18일 민주당 이승희 의원에 의해 제출된 숭례문(남대문) 철거중지 가처분 신청에 관한 첫 공판으로 정부측 관계자들과 신청자가 참석해 열린다.
이승희 의원은 법원에 출석하기에 앞서 “TV 등 교양채널에서 쉽게 보는 유적지발굴현장에서 여인이 화장하듯 작은 붓으로 돌조각 하나 하나를 정성스럽게 털어나가는 장면을 상상한다면 600년 우리의 국보1호 숭례문에 지금 우리가 행하고 있는 중장비를 동원하면서까지 서두르는 철거가 얼마나 무도한 행위 인지는 짐작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숭례문을 소실시키고 10일만에 정부청사에 불이 나는 사회가 바로 지금 우리가 발 딪고 있는 사회이며 이는 우리사회의 ‘빨리 빨리’의 병리적 현상과 과거를 쉽게 망각해버리는 집단적 건망증이 초래하는 폐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의원은 또 “우리는 이런 사회를 바로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하며 바로 그 노력의 상징으로 불탄 숭례문은 일정기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가처분신청이 제기된 것이다.
이는 빠른 복원을 서두르는 정부의 입장을 바꾸고 문화재의 자존심을 살리는 철거와 복원이 정밀하게 추진돼야한다는 뜻이다.
앞서 완전한 복원을 희망하는 많은 전문가중에도 불 탄 현장은 상당기간 보존 되어야 하고 중요도가 높은 문화재인만큼 그 복원도 그만큼 진지하게 또 정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않았다.
그런만큼 불 탄 남대문을 소실 상태로 일정기간 보존하면서 국민적 자성 및 교육의 장소로 삼아야 할 필요마저 없지 않다.
꺾여버린 민족의 자존심만큼이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진중한 의견수렴과 이를 통한 진지한 복원의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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