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방문이 한미동맹 가치확인의 기회되게 해야
[사설] 미국방문이 한미동맹 가치확인의 기회되게 해야
  • 충남일보
  • 승인 2017.07.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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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 3박 5일의 방미 일정이 모두 마쳐진 가운데 방문성과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이번 회담은 급작스런 정권교체에 이어 준비부족에 의한 순방인 만큼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반년이 넘게 무너지 외교관계를 복원하려는 의무감이 컸고 국내외 현안 역시 시급한 일이 많았던 점에 비추면 문대통령이 중심을 흔들리지 않고 잘 치루기 위해 노력한 순방이었다.

두 정상의 첫 만남인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실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대북 대화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둘러싸고 양국 간 불협화음이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회담 결과는 어두운 전망과 우려를 불식시킬 만했다. 두 정상 사이의 신뢰와 우의를 다진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먼저 불신의 어색함을 푼 것은 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방미 첫 일정으로 미군 역사상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꼽히는 6·25전쟁 당시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사드 배치 철회를 걱정하는 미국 내 기류도 미리 다독였다. 방미 첫날 상·하원 지도부를 만나 “사드 배치를 번복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고 안심시켰다. 문 대통령의 성의 표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파격적 환대’의 연속이었다는 성대한 백악관 만찬으로 응답했다.

두 정상 간의 좋은 감정은 정상회담의 껄끄러운 의제에도 윤활유가 됐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걱정했던 문제가 의외로 매끄럽게 풀렸다. 특히 남북문제에 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전폭적으로 지지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사드 문제가 회담 의제에서 아예 빠진 것도 우호적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가장 위험한 지역에서 평화와 안전의 초석’으로 평가했다.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확인한 공통인식을 바탕으로 긴밀히 공조해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풀어가기 바란다.

대북 정책에서 양보와 이해를 얻었다면 경제·통상 분야에선 과제가 생겼다. 한·미 FTA 재협상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그것이다. FTA 재협상은 공동성명에 들어 있지 않다. 공식적인 합의사항이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는 미정부와의 협상을 상정하고 대응 논리를 충실히 개발하는 것이 좋다.
 문 대통령에게 이번 정상회담 결과는 흡족했을 수 있다. 청와대와 여당의 평가를 보면 그런 분위기가 느껴진다.

반면 야당의 평가는 지나치게 야박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일리 있는 대목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야당의 쓴소리를 보약으로 삼는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주기 바란다.
 일단 문 대통령은 임기 초반의 큰 산을 넘었다. 특히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추동력을 확보한 것 같아 다행이다.

하지만 불편하고 힘들었던 부분을 되돌아보는 지혜와 겸손함도 필요하다. 사드 배치 논란에서 경험했듯이 상호 불신과 오해가 쌓이면 어떤 동맹 관계도 흔들릴 수 있다.
한미동맹의 가치를 깊이있게 숙성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의 경험이 향후 한미동맹을 더 굳건히 다지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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