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떻게 세웠는데 또 전쟁이란 말인가
[사설] 어떻게 세웠는데 또 전쟁이란 말인가
  • 충남일보
  • 승인 2017.08.1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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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은 안 된다”며 전쟁 불가론을 거듭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72주년 기념사를 통해 ‘한국을 배제한 군사행동’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군사대응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급했다는 점에서 원론적 발언을 넘어 의미와 무게가 담겼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방한한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이 북핵 대응의 최후 수단으로 군사적 옵션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상황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며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는 기념사는 대북 관련 메시지보다도 가장 단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백 번 옳은 얘기다. 전쟁은 절대로 안 된다. 6·25의 참화 속에서 오늘날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어떻게 일으켜 세웠는데 또 전쟁이란 말인가. 문 대통령이 이 같은 의지 표명으로 한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체임을 거듭 천명한 것은 시의적절하고 당연한 의지로 여겨진다.

북한은 더 이상 우리 정부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문 대통령이 강조했듯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은 어디까지나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북핵은 어떤 경우에도 평화적 해법으로 타결 지어야 할 일이다.
문 대통령이 거듭 제기한 대화 제의가 자신들이 초래한 한반도 안보 위기와 그에 따른 파국을 막을 유일하고도 마지막인 기회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만약 북한이 미국(괌)을 향해 도발한다면 그것은 전쟁이다”라고 선언한 것도 유념해야 한다. 발언 주체와 발언 내용 등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경고라고 할 것이다. 그러자 북한은 괌 미군기지 포위사격에 대해 당분간 미국의 행동을 지켜보겠다며 유보적 자세를 보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허튼 국지적 도발만으로는 파국을 맞을 수 있기에 북한은 남북 간 대화의 장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 말대로 한반도 평화는 우리에게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참화는 결코 없어야 한다. 하지만 ‘불안한 평화’로는 안 된다. 당장 북한의 도발로 인한 전쟁 방지가 중요하더라도 북한 스스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끝까지 압박해야 한다.
진정한 평화는 힘을 통한 ‘당당한 평화’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핵에는 핵으로, 도발엔 보복으로’ 대응한다는 원칙 아래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확보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동맹국도 국제사회도 적극 설득해야 한다. 평화는 힘이 있어야 지킬 수 있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의 군사전략가 베제티우스 명언을 다시 한 번 새겨봐야 할 때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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