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년법 개정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사설] 소년법 개정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 충남일보
  • 승인 2017.09.07 17: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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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은 결코 어리지 않았다. 폭행도 잔혹했다. 벽돌과 소주병, 의자까지 나뒹굴었다. 폭행당한 피해자는 피범벅이 됐다. 최근 부산 등 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은 믿기 힘들 만큼 잔혹했다.
폐쇄회로(CCTV)를 보면 이들은 또래 여중생을 발길질도 모자라 온갖 흉기로 마구 때려서 피투성이로 만들었다.
강원도 강릉에서도 여고생들이 자취방에서 여중생을 7시간이나 무차별 폭행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충남 아산에서도 여중생을 모텔에 가두고 폭행해 몇 달째 학교도 가지 못하고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일상화되고 있는 학교 폭력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할 수 없다. 더 나아가 지난 3월 온 나라를 충격에 빠트렸던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범인도 미성년자였다. 우리 사회가 청소년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무조건 감싸고 돌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 줬다.
10대 미성년자들의 폭력 범죄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각종 범죄영화나 게임을 모방한 흉악범죄도 늘고 있다. 학교폭력으로 검거된 청소년도 많다. 하지만 미성년 범법자는 형벌 대신 보호처분을 하거나 형을 감경해 주는 ‘소년법’이 적용된 영향도 크다.
청소년 범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래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청소년들을 계속 보호하려 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 청소년 처벌법의 폐지나 개정 여부를 떠나 청소년들의 사회적 일탈행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판단력이 미숙한 청소년들이 한순간의 잘못으로 평생 전과자 낙인을 쓰고 지내는 것을 막자는 청소년 처벌법의 취지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미성년 범법자에 대한 처벌을 유예·경감토록 하는 청소년 처벌법을 폐지하자는 것이 지배적이다. 자식 키우는 부모라면 이런 집단폭력사건을 보는 피해자 가족들은 아픔과 괴로움에 공감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지경에 이른 현실을 개탄하기에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각 가정과 학교에서부터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방치한 탓이 크다고 본다. 자기 자식의 잘못은 모른 체하면서 걸핏하면 학교에 쫓아와 교사의 멱살을 잡는 학부모나 뒷전으로 물러나는 교사들, 이에 대한 분위기도 문제다.

갈수록 맹목적 분노와 집단광기에 사로잡힌 청소년들의 비행이 독버섯처럼 번져가고 있다. 어떻게 이런 아이들의 병든 영혼을 치유할 것인가, 지금 우리 사회가 절실히 고민해야 할 때다.
기성세대가 한마음으로 청소년의 심각한 인성 파탄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이 그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우리 교육제도나 사회 풍토가 책임을 져야 할 줄 안다.
소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개정을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에 서명한 사람만도 17만 명이 넘고 있다. 잔혹해지는 청소년 범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충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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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 2017-09-07 20:23:26
TV때문에, 영화때문에, 인터넷, 게임때문에 청소년들이 타락했다고?

그들을 공부기계로 만들어 놓은 사회는? 그들을 인격적으로 대했는가? 아니면 공부를 기준으로 줄을 세웠는가?

부모는 밤늦게까지 야근하고, 자식들은 학원에서 밤늦게 까지 공부하느라, 밥상에서도 서로 볼일이 드문, 이 사회가 정상인건가?

오히려 태국에서는 셧다운제 이후로 청소년 범죄가 급증하자, 셧다운제를 폐지했다. 타인에게 범죄를 저지르니, 게임이나 하라고

저출산의 원인이 20-30대 여자들의 허영이 아닌것처럼. 청소년 범죄의 원인이 문화 컨텐츠인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