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칼럼] 국감 정쟁(政爭)이야말로 적폐중의 적폐다
[김인철 칼럼] 국감 정쟁(政爭)이야말로 적폐중의 적폐다
  • 김인철 대기자
  • 승인 2017.10.12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죽했으면 이번 정기국회를 보는 많은 국민들이 국정감사에 돌입하는 여야 정치권을 두고 민생·안보 충실히 살피는 생산적 국정감사를 기대한다고 했을까.
12일부터 20일간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해마다 국회건 지자체건 산하기관에 대한 행정감사와 국정감사 등을 실시하는 정기국회와 정기의회를 연다.
이는 1년의 행정을 결산하고 이어 내년도 예산을 승인키 위한 심사에 들어가는 정례적 행사다.
하지만 유독 국회는 해마다, 때마다 정쟁에 묻혀 바른 국정감사를 하지 못했고 예산 편성 역시 양질의 예산편성은 커녕 거듭 시한을 넘겨 급조된 예산으로 편성되는 결과를 반복해 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들어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많은 격랑과 결코 적지않은 사건들로 몸살을 겪으며 지나왔다. 이 기간동안 현직 대통령이 스캔들에 휘말려 파면되고 국민들로부터 단죄과정을 받고 있으며 그 바람에 정권이 바뀌었고 이전 정권과 현정권의 자리바꿈과 함께 정당들은 사분오열되어 각자의 주장만으로 세월을 채우는 결과를 양산해 왔다. 한마디로 혼란과 위기의 연속이 지속된 한국사회는 그러나 여전히 개선의 희망을 볼 수 없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이런 지적에는 정치권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누구도 반성은 없고 물어뜯기식 정쟁을 확대하고 나아가 명분아닌 명분을 강제생산하면서 자기논리로 자가당착에 빠진 형국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새정부 들어 시작된 첫 국정감사도 마찬가지일 수 밖에 없다.적폐와 신적폐가 이번 국정감사의 화두다.
여당은 과거 정권의 잘못을 시정키 위한 적폐청산을 지속하고 있고 위기감이 고조된 뒤바뀐 현 1야당은 현정부의 적폐청산을 신 적폐라하여 물고 물어뜯기 형국이 본격화 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요즘 세상에 세살 어린이도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일에 그들은 왜 자기주장만이 옳다고 할까라는 자조섞인 지적을 애써 외면하는 그들은 온전한 집단일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명분이 좋을법 하지만 합리적이지 못하면 그 역시 옳은 결정일 수 없는 것이거늘 진실을 놓고 해석의 방법을 각기 다른 식으로 하는 모양새가 국민들의 눈에 영 좋아보이지 않는다.

이번 국회 국정감사는 12일부터 31일까지 20일간 진행된다. 국정감사는 정기국회 회기 중 법정 기간을 정해 행정부의 예산 집행과 국정 수행 전반에 대해 상임위별로 하는 감사를 말한다.
‘국회는 국정을 조사하거나 특정한 국정 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다’고 명시된 헌법 제61조에 근거한다. 국정감사를 받는 대상기관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기타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감사가 필요하다고 의결한 기관 등이다.
올해는 법제사법위, 정무위 등 16개 상임위에서 701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 차원에서 제헌국회 때부터 도입된 국정감사는 유신헌법에서 폐지됐다가 1987년 9차 헌법개정 때 부활했다. 국회가 특정 기간을 정해 행정부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다른 나라 국회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더구나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여야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열거한 갖가지 이유때문이다.
굳이 부언하자면 여기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실시되는 데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이유도 매우 큰 이유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국정감사가 개시되기도 전에 집권당과 제1야당이 적폐청산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을 볼 때 올 국정감사가 정쟁의 무대로 변질하지 않을까하는 점 때문이다.
현 정부이건 과거 정부이건 행정부의 잘못된 점이 있다면 국회가 추궁할 수 있고, 바로잡을 것은 바로 잡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과도하게 과거사 문제로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은 국익을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지금은 남북대치가 극한에 도달한 상태고 사드보복 등으로 경제현안도 매우 위금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의 당리당략 주장과 명분없는 정쟁을 보는 국민들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다’고 말한다. 나라까지 잃어먹는 부끄러운 우리 정치역사를 지금도 달라보이지 않는다면 이는 큰 문제다.
옛 중국의 하나라 계(啓)임금의 아들인 태강은 정치를 돌보지 않고 사냥만 하다가 끝내 나라를 빼앗기고 쫓겨난다. 이에 그의 다섯 형제들은 나라를 망친 형을 원망하며 번갈아가면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들의 노래는 모두  書經의 五子之歌편에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막내가 불렀다고 하는 노래에는 이러한 대목이 보인다. “만백성들은 우리를 원수라 하니, 우린 장차 누굴 의지할꼬.  답답하고 섧도다, 이 마음, 낯이 뜨거워지고 부끄러워지누나”

민생과 경제, 안보를 먼저 챙기는 생산적 국정감사,입법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한미 FTA 문제 등 당면현안에 대해 행정부와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국정감사. 이런 국정감사가 돌연 국민의 이룰 수 없는 희망이며 꿈으로만 들리는 것이 요즘이다. 국감마저도 주도권 잡기로 전락시키며 벌이는 정치권의 사활 건 전쟁(政爭)이야말로 적폐중의 적폐다.[충남일보 김인철 대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