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국감… 거물급 증인 채택불발·불출석 속출
‘맥빠진’ 국감… 거물급 증인 채택불발·불출석 속출
채택합의 증인도 불참… 일부 상임위, 증인 채택 신경전 여전
  • 김인철 기자
  • 승인 2017.10.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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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환경부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디미트리스 실라카스 벤츠코리아 사장이 증인에 불출석해 빈자리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국정감사 초반부터 여야 간 ‘증인 전쟁’이 다소 맥빠진 양상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여야는 각각 이전 보수정권과 현 정권의 ‘적폐’, ‘신적폐’를 청산하겠다며 전·현 정권의 실세들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불발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여야 합의로 채택된 거물급 증인들도 각종 사유로 불출석하는 사례도 부지기수였다.
국방위원회는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더불어민주당 요청)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자유한국당 요청)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려 시도했으나 여야 합의 실패로 무산됐다.
환경노동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정의당이 각각 4대강 사업 및 방송장악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야당의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거물급 인사들이 국감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사례도 많았다.
과방위 5대 핵심 증인이었던 이명박 정권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동관 전 홍보수석(13일 국감)과 이해진 네이버 전 이사회 의장·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12일 국감)은 모두 국감에 불출석했다.
과방위는 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황창규 KT 회장·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문재인 정부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과 관련한 질의를 하고자 했으나 지난 12일 국감에서 박정호 사장을 제외한 두 사람은 해외출장을 사유로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12~13일)에서도 증인으로 채택된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과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출석하지 않았다.
이해진 전 의장(미래에셋과 자사주 맞교환 논란 등)과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라면값 담합)도 정무위원회의 증인으로 채택되기는 했으나 실제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으로 증인 채택에 난항을 겪는 상임위들도 있었다.
대통령 비서실·국가안보실 등을 소관기관으로 둔 운영위는 이전 정권과 현 정부 인사들의 증인 채택을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민주당에서는 세월호 보고 시점 조작 의혹 등을 추궁하고자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박근혜 청와대 시절은 물론 이명박 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증인으로 부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야당은 기관증인인 청와대 민정·안보·인사라인 인사들에 더해 여성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등의 증인 채택을 추진 중이다.
또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부동산 대책 등에서 발생한 문제를 추궁하고자 청와대 인사(장하성 정책실장·홍장표 경제수석비서관·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김현철 경제보좌관)들을 증인대에 세울 것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기관증인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김지형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의 증인 채택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매년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증인명단에 올라 눈길을 끄는 정무위원회는 국감을 앞두고 지난달 말부터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올해 정무위 국정감사는 인터넷은행 출범과 관련한 은산분리가 최대 이슈인 만큼 케이뱅크(심성훈)·카카오뱅크(윤호영) 대표이사가 증인석에 앉을 예정이다.
여야는 격론 끝에 지난 10일 기준 총 39명의 증인과 14명의 참고인을 부르기로 합의했으나 내주 초 다시 증인명단을 손볼 예정이다.
환노위에선 여당 일부 의원들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직원 과로사 논란에 휩싸인 게임업체 넷마블게임즈의 방준혁 의장을 국감장에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원칙에 반한다며 팽팽하게 맞섰다.[충남일보 김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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