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기 마련이다
[사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기 마련이다
  • 충남일보
  • 승인 2017.11.15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기념 동상을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크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 박정희 대통령기념·도서관 주변에서 박 전 대통령의 동상 건립을 막는 일각의 행패가 갈수록 더 노골화했다.
앞서 박정희 전 대통령 지지 모임인 동상건립추진위원회는 박 전 대통령 동상을 기념·도서관에 기증하는 행사를 갖었을 뿐 동상 자체조차 공개하지 못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한 때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 회원과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일부 지역주민과 물리적 충돌까지 빚기도 했다 .
박 전 대통령의 기념·도서관이 사유시설이 아니고 서울시의 땅이기 때문에 그곳에 동상을 세우려면 서울시 공공미술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찬반 논란 속에서 서울시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히틀러 같은 인물이 아닌 다음에야 지지자들이 사유지에 동상을 세우건 말건 그건 그들의 자유다. 하지만 문제는 이 땅이 서울시 소유 부지에 200억 원이 넘는 국고가 투입돼 지어진 공공시설물이라는 점이기 때문이다.
기념·도서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추진됐고 국고와 기념재단의 국민 모금을 통해 2011년에 건립됐다. 완공 후 소유권은 서울시로 이관됐고, 기념재단이 무상 임차해 운영해 오고 있다.
동상건립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다. 동상건립추진모임은 ‘대한민국의 번영을 이끈 지도자’로 보지만 반대 측은 ‘친일·독재자이며 헌정질서 파괴 주범’이라며 맞섰다.

지지자와 반대자는 그중 한쪽만 바라보려는 경향이 문제다. 그렇다고 동상 하나 세우는 것까지 막아서는 건 지나치다는 얘기다. 광화문광장이나 서울광장, 남산 등에 세우자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의 이름을 내건 곳이라는데 그 정도도 포용하지 못한다면 국민통합과 화해·협력을 어떻게 얘기할 수 있겠는가. 물론 박 전 대통령에게도 공도 있고 과도 있다. 유신 독재로 민주주의에 큰 오점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국 근대화의 기치 아래 대한민국을 눈부신 번영으로 이끈 역사적 공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도 세계가 찬탄하며 그 리더십을 따라 배우려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 인물의 동상을 다른 곳도 아닌 기념, 도서관에 세우는 것까지 막겠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가 없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라는 공자의 말처럼, 역사적 인물의 평가에 있어서도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하는 것이 옳은 평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지만, 역사를 잘못 알고 있는 민족의 미래는 더욱 어둡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국가 발전의 확고한 비전과 의지를 갖고 앞서 나간 지도자 없이는 결코 ‘한강의 기적’과 같은 기적은 일어날 수 없다. 누가 뭐래도 부인할 수 없는 그의 위대한 업적을 보면 동상 건립은 당연하다.
모든 일에는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기 마련이다,[충남일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