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달항아리 - '세월을 담은 항아리'
[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달항아리 - '세월을 담은 항아리'
  • 김기옥 사유담 이사
  • 승인 2018.03.06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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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사유담 이사] 리움 미술관 떡 벌어진 복판에 맏며느리가 앉아있었다.
이름은 달항아리다.
이름을 먼저알고 이해를 나중에 했다.
처음 만나고는 도대체 왜좋은지 모르겠더니만, 이번엔 울컥 눈물이 났다.

가마터에서 구워낼 때부터 쉽지않은 크기였다. 우리흙은 저렇게 높게 쌓을 수가 없다.
그래도 만들고 싶어서 반반 따로 만들고 말려서 붙였다. 그래서 내눈에 달같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달이라면 똥그래야지 저렇게 거친 것을 달이라고 한다는건 용납이 안되었던 어린때였다.

이제보니 알겠다. 둥근 것은 그릇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안된다는데 구지 만들겠다는 장인의 마음이 달이었다.

달님 달님 튼튼한 항아리, 안터진 항아리주세요.
그렇게 어렵게 만들어 어디에 썼나 봤더니 기름을 담았다고 했다. 어쩌면 간장일수도 있다.

세월이 흘러 내용물은 세어나와 항아리에 옷을 입혔다. 
조선이 만들고 세월이 입혔다.
어쩌면 상처일텐데 어찌 저리 멋스러울까.

치마폭에 떨어진 얼룩에 포도넝쿨을 그려 곱절로 팔았다더니 그말이 여기서 보인다.

인스타그램 eddeurangje2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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