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핵 완전 폐기까지 말려들지 말자
[사설] 북핵 완전 폐기까지 말려들지 말자
  • 충남일보
  • 승인 2018.03.2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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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우리나라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내달 1일부터 열린다고 발표했다. 한미연합훈련은 예년과 유사한 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야외 실기동연습(FTX)인 독수리훈련은 1일부터 약 한 달간,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연습(CPX)인 키리졸브 훈련은 내달 23일부터 2주가량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훈련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훈련에 동원되는 병력과 장비, 훈련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올해는 예년보다 독수리훈련 기간이 한 달가량 단축되고 핵 추진 항공모함이나 잠수함, B1-B 폭격기 등 전략자산이 전개되지 않으리라고 알려져 대북 위력 시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번 연합훈련은 공격훈련이 아닌 방어훈련 중심으로 이뤄진다. 또 연합훈련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회담들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미니 연합훈련’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모처럼 조성된 북한과의 대화 국면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고 신중을 기하는 차원을 넘어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없지 않다
이런 전후 사정을 고려할 때 한미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합훈련을 북한 눈치 보기 훈련으로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니다.

물론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비핵화를 위한 협상이 진행된다 해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우리 군의 강력한 대비태세는 잊어서는 안 된다.
훈련 기간이 짧아지고 공세적 작전이 빠졌지만 군은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도록 훈련의 내실을 기해야 한다. 한·미 연합훈련은 우리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의 전쟁억지력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훈련 기간 등의 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훈련 자체는 내실 있게 진행해야 한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대화에 나서게 된 데는 대북제재와 함께 한·미 연합전력의 압박이 큰 몫을 했을 것이다.
한미 연합훈련이 동맹관계를 훼손하는 나쁜 선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훈련이 끝나면 8월에는 한미 연합 군사지휘부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열흘여 이어진다. 때문에 남북·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따라 이 훈련 역시 기본 틀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핵 동결’ 카드다. 북한은 그 대가로 연합훈련 영구 중단을 요구할 지도 모른다.

북한의 ‘핵 동결’은 핵무장을 현 수준에서 인정한다는 것일 뿐 완전한 해결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그런 점에서 북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의 꾀임에 빠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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