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쓰레기 대란 재발할 수 있다
[사설] 쓰레기 대란 재발할 수 있다
  • 충남일보
  • 승인 2018.04.0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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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일단락 되긴 했다. 한 때 곳곳에서는 수거되지 못한 폐비닐과 스티로폼이 쌓여 보기 흉한데다 악취까지 풍기기도 했다. 대책이란 것이 업체들에게 재활용이 안 되는 오염된 폐비닐 소각 비용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쌓여가는 폐비닐·플라스틱에 대한 처리방안은 없었다. 이번 사태는 전 세계 폐기물의 절반을 수입하던 중국이 올 1월부터 재활용품 24종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발단이 됐다.
중국은 지난해 7월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폐 플라스틱을 분류하지 않은 폐지, 폐금속 등 고체 폐기물 24종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렇게 되자 폐지 가격도 ㎏당 150원에서 40~50원으로, 기존 가격의 3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까지 뚝 떨어졌다. 결국 폐지 재활용에서 남긴 돈으로 비닐을 재활용해왔던 수거 업체들이 보이콧을 선언하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임시 미봉책이라는 사실이다. 특히 공동주택은 폐지나 고철 등 값이 나가는 재활용품은 직접 팔고 비닐이나 스티로폼 등은 처치가 곤란해 갈등의 여지는 남아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처럼 아파트 단지가 업체에 재활용품을 개별 판매하는 방식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지난 2002년 우리나라는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가 나왔다. 음료용 일회용 컵을 구매하면 50~100원을 물리고 컵을 반납하면 다시 돌려주는 제도였다.

하지만 2008년 갑자기 이 제도가 폐지됐다. 중국 폐자원 시장의 수입문이 닫히면 쓰레기 대란은 재발할 수 있다. 급증하는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을 고려하면 이대로 가다가는 정부가 손을 쓰기도 힘든 큰 재앙이 될 가능성도 높다.

정부가 2003년부터 일회용 비닐봉투에 대해 무상 제공을 금지하고 있지만 비닐봉투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기준 국내 비닐봉투 사용량은 1인당 420개로 독일의 6배, 핀란드의 100배에 달했다. 연간 일회용 컵 사용량도 260억 개로 하루 평균 7000개를 소비하고 있다.

마구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썩는데 400~500년이 걸릴 뿐 아니라 해마다 수백만 t이 바다로 흘러들면서 해양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문제는 분해되지 않고 잘게 쪼개진 미세 플라스틱이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에 섭취된 후 먹이사슬을 타고 인체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전 세계는 플라스틱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는 2020년부터 플라스틱 컵이나 접시, 비닐봉지 등 썩지 않는 일회용 제품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우리도 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포장재·일회용품 과다 사용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 소비 문화를 개선해야 할 뿐 아니라 부담금 등을 통해 일회용품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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