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에 찾은 실종 남매, '어린이날' 당진서 친부모 만난다
37년 만에 찾은 실종 남매, '어린이날' 당진서 친부모 만난다
충남경찰청, 지난해 장기실종 전담수사팀 꾸리고 수사 착수
올 1월 프랑스 교민·유학생 도움으로 찾아 친자관계 최종 확인
  • 최솔 기자
  • 승인 2018.04.2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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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로 입양됐던 김 씨 남매. [사진=충남경찰청 제공]
프랑스로 입양됐던 김 씨 남매. [사진=충남경찰청 제공]

[충남일보 최솔 기자] 충남 경찰의 도움으로 37년 전 실종됐던 남매가 부모 곁으로 돌아온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지난 1981년 8월 실종된 김 씨(남 47세. 여44세) 남매를 프랑스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충남청에 따르면 이 남매는 당시 가정 형편으로 서울에 있던 부모와 떨어져 충남 아산의 한 시골마을에서 조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이후 병세가 악화된 조부모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남매는 같은 마을에 살던 작은아버지 부부 집에서 지내게 됐다.

그러나 한 달 뒤 작은 아버지가 서울에 있는 부모에게 남매를 데려다 주는 과정에서 실종됐다. 작은 아버지는 이같은 사실을 남매 부모에게 차마 알리지 못했고, 얼마 뒤 작은 아버지마저 숨지면서 부모는 37년 동안 긴 아픔의 세월을 보냈다.

이후 경찰은 지난해 7월 장기실종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김 씨 남매를 포함한 장기실종 아동을 찾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는 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가장 중요한 단서였던 작은 아버지가 사망한 상태로 실종일시와 경위를 특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남아있던 남매 사진에서 이들이 다녔던 학교를 추정했고 그 결과 아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실종일시를 특정할 수 있는 장남의 생활기록부를 발견했다. 이를 토대로 전수조사 등과 해외입양자 자료 등을 찾아 김 씨 남매가 프랑스로 입양된 사실까지 확인했다.

김 씨 남매와 프랑스 양부모. [사진=충남경찰청 제공]
김 씨 남매와 프랑스 양부모. [사진=충남경찰청 제공]

그러나 타국에서 남매 사진과 이름만으로 행방을 찾기엔 불가능에 가까웠다. 경찰은 고심 끝에 재외 프랑스 교민과 유학생 그리고 한인단체에 수십 통의 e-메일을 보내며 도움을 요청했고 다행히도 사연을 전해들은 프랑스 교민들이 하나 둘 도움의 손길을 자청했다.

이를 통해 올해 1월 말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양부모의 생업을 이어받아 제과점을 운영하는 실종 남매를 최종 발견했다. 국제우편으로 남매의 DNA 시료를 받은 경찰은 부모의 유전자와 대조해 친자 관계도 최종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김 씨 남매가 '37년간 부모로부터 버림을 당한 줄만 알고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고 전했다.

김 씨 남매는 다음 달 5일 어린이날 당진 합덕읍 소재 성당에서 부모와 재회한다. 경찰은 김 씨 남매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추가로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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