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기획 - 충남도 현안진단] ⑥ '환황해권 중심도시' 갈길 먼 내포 신도시
[6·13 기획 - 충남도 현안진단] ⑥ '환황해권 중심도시' 갈길 먼 내포 신도시
정주 여건·인프라 미흡, 당초 계획 인구 7만명에 턱없이 모자라
공공기관 이전속도 느리고 종합병원·대형마트 유치 진척 없어
  • 우명균 기자
  • 승인 2018.04.26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일보 우명균 기자] 충남도청이 내포 신도시로 이전한 지 5년이 넘었다. 민선 5·6기에 공언했던 '명품 도시'이자 '환황해권 중심도시'인 내포 신도시의 현실은 어떨까. 과연 명품 도시이자 환황해권 중심도시로 자리매김 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수식어'를 붙이기가 민망할 정도로 아직도 거리가 멀다.

5년 전 야심차게 발을 내디뎠지만 신도시의 정주 여건이나 인프라가 매우 미흡한 게 오늘의 '현주소'다. 신도시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주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이유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내포 신도시 인구는 2만 3000여 명 정도다. 당초의 계획대로라면 2017년이면 7만 여명이 거주해야 정상이다. 계획 대비 실제 인구는 4만 5000명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경북 도청 소재지인 안동 신도시와 비교해 보면 현격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지난 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내포는 2012년부터 2년 동안 인구가 12배 늘었다. 그러나 안동 은 2015년 부터 2년 동안 112배가 증가했다. 안동의 인구 유입 속도가 내포보다 9배 이상 빨랐다.

내포 신도시의 인구 유입이 계획에 비해 더디고 다른 지역에 비해 속도가 늦은 것은 정주 여건이 정상적으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구 유입에 차질을 빚은 핵심적인 이유는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선 5·6기를 이끌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내포 신도시 공약으로 대학 유치를 비롯해 공공기관 이전, 종합병원, 대형 마트 유치 등을 내걸었다.

그러나 구호만 거창했지 빌 공(空) 자 공약(空約)에 불과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공공기관 이전 문제는 여전히 속도가 느리고 종합 병원이나 대형 마트 유치는 백방으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진척이 없다.

심지어 내포 신도시에 주요소 한 곳 없다는 것은 기가 찰 일이다. 신도시 주민들이 기름을 넣기 위해 인근 홍성이나 예산으로 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주유업체의 입장에서 손익을 고려하지 않고 내포에 자리잡을 일은 만무하다.

정주 여건의 미흡은 상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임은 불문가지다. 신도시내에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상인들은 울상이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이면 내포에 거주하지 않는 공무원들이 대전이나 세종으로 대거 빠져 나가 음식점이나 상가들이 문을 닫는 곳도 적지 않다.

부동산 경기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바닥'을 치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가 거의 비슷하고 상가 역시 거래가 뜸해 빈 곳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사정이 이러니 민선 5·6기 내포 신도시 정주 인프라 미흡이 충남 도정의 '아킬레스 건'이라는 말도 공공연히 회자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 말 부터 내포 신도시 발전과 관련해 '성과물'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충남대 내포캠퍼스 유치 사업이 본격화된다.

도 관계자는 "업무협약을 체결한 충남대와는 최근 실무 협의체 구성을 완료했다"며 "법령 개정과 부지 매입 등을 위한 실무적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충남의 숙원 사업이었던 서해선과 장항선 복선전철 확정, 서산민항 취항 문제가 잇따라 해결된 것은 내포 발전을 위해서도 상당히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정석완 국토교통국장은 "내포 신도시는 그동안 기관·단체가 속속 자리를 잡고 미래의 성장 발판을 꾸준히 마련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2020년까지 도시 기반과 도시첨단 산업단지 조성을 마무리하고 특히 국가혁신클러스터 지정, 자동차 대체부품인증센터 건립, 공공기관 이전에 더욱 집중해 내포 신도시를 환황해권 중심도시로 육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내포 신도시가 명품도시화 하기 위해서는 혁신도시로 지정돼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남궁 영 충남도지사 권한대행은 최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남궁 권한대행은 "지난 2005년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당시 세종시 출범을 이유로 충남에서만 혁신도시 지정이 제외돼 역차별을 초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 행정기관의 이전만으로는 내포 신도시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며 "국가 공공기관 이전으로 환황해권 중심도시 육성에 힘을 실어 달라"고 요청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충남이나 지역을 아우르는 공약 발표 역시 한창이다. 공약의 내용이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택하는 주요 잣대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내포 신도시가 명실공히 충남도청 소재지이자 '명품'의 환황해권 중심도시로 자리잡기 위한 실천적인 공약은 이 지역 표심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