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아파하는 청춘들을 위한 변론
이 시대 아파하는 청춘들을 위한 변론
  • 탄탄스님
  • 승인 2018.05.0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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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백년을 바라보며 교육을 계획 하여야 마땅함에도 한국사회에서 학교 교육의 실태와 자녀 양육은 상당히 비관적인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 미래의 주인인 세대를 교육시키고 가르치는 일이 아니고 사육이라고 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부모들은 자신들이 짜놓은 정형화된 틀에 맞추어 주입식으로 아이를 키우며 사육시키려는 몰지각한 행위를 교육과 양육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려 하고들 있으니, 이는 아비와 어미들이 부모라고 하여 무의식적으로 행하고 있는 정서적 폭력과 무자비한 사교육의 비인간적 현실은 우리 사회가 더이상 쉬쉬하며 덮어야 할 어두운 구석이 더욱 아니라고 본다.

어쩌면 한결같이 인성교육은 부재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계획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수능점수와 일류대학 진학만이 전부인 양, 의사·검사·교수 등 고액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안정적인 직업과 철밥통 공무원만이 지상의 목적인 양 올인하는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다.

그러니 역설적이게도 대학은 ‘실업자 양성소’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지옥인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오죽하면 ‘헬 조선’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게 되었을까? 심히 유감스러운 현실이다. 목적도 없이 맹목적으로만 지향하는 교육환경에서 다양성이며 창의성도 없이, 로봇처럼 되어가는 저질의 교육환경이 되어갈 뿐이다.

물살에 떠내려가는 나뭇잎처럼 시류에 편승하여서는 남들이 학원에 보내고 과외를 시킨다고 하니, 수입이며 환경도 고려하지 않고 과하고 넘치게 사교육에 올인하는 부모세대의 맹목적이고 무모한 교육의 태도는 단지 교육 현실의 문제만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을 살아가는 부모들이 사교육에 대하여 혁신적이고 지혜로운 사고가 요구되는 시점이 아닐지,

뉴욕주에 살았던 인디언 이로쿼이 부족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기준을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세대에 두었다고 한다. “지금 하려는 일은 다음 7세대째의 후손에게 좋은 영향을 줄까?” 한 세대는 30년이다. 7세대면 210년,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든 210년 뒤의 후손들에게 피해가 될지 어떨지를 미리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로쿼이 부족에게는 후손의 권리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가 품격 있고 긍정적인 인간으로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노르웨이 역시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노르웨이는 1960년대 말 북해에서 석유가 발견되어 부자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석유를 판매해 얻는 부를 현재의 세대가 누리는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 ‘석유기금법’을 만들고, 그 기금을 차곡차곡 불리고 있다고 한다. 뒷날 석유가 나오지 않게 되어도, 미래 세대에게 지금의 세대가 누리는 풍요로움을 주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200년 뒤의 세대는 아니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어린 세대를 진정으로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는가? 자연의 품에서 마음껏 뛰어놀아야 할 어린아이들에게 과중한 사교육에 대한 스트레스를 부과하지는 않았는지, 젊은이들에게 돌아가는 복지를 낭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기성시대는 반성하여야 할 시점이다.

미래 세대에 투자하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도 없다. 미래 어린 세대는 우리와 경쟁해야 할 상대가 결코 아니라 우리가 큰 나무로 키워야 할 소중한 보배들이다. 더이상 젊은 청춘의 아픔을 당연시하지 말자.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고, 청춘의 아픔을 치료해주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어른세대가 존중받음을 명심하자.

이제는 미래 세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고 아픈 청춘들을 치유해 주는 노력을 하자. 오늘은 내일의 교과서이다. 내일을 살아야 하는 어린 후세들이 과연 진정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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