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 잦은 우리 아이 ‘성장판 골절’ 조심
야외활동 잦은 우리 아이 ‘성장판 골절’ 조심
[김하용 교수의 성장기 건강법] 손목·팔꿈치 골절이 가장 많아… 성장판 다치면 발 휘어져 자랄 수도
  • 김하용 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
  • 승인 2018.05.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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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용 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

날씨가 따뜻해지고 아이들의 바깥 활동이 많아지면서 어린이 골절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어린이 골절은 어른과 달리 부상 위치와 정도에 따라 자라면서 장애를 일으키거나 기형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소아 골절의 응급처치법과 주의사항 등을 알아본다.

‘삐끗’ 잘못하면 성장판 다칠 수도

어른의 경우 심한 타박상이나 뒤틀림 등에 의해 골절이 발생하지만, 아이들의 뼈는 넘어지는 등의 가벼운 충격에도 곧잘 부러진다. 아이들이 주로 다치는 부위는 넘어지는 순간 짚게 되는 손목주위와 팔꿈치, 발목주위 등. 이 뼈들의 양 끝에는 성장판이 있는데, 성장판을 다치게 되면 자라면서 심각한 성장장애를 일으키거나 기형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비록 성장판 골절을 입었더라도 치료경과가 좋으면 후유증 없이 정상적으로 성장이 가능하지만 성장판 안에 뼈 성장을 담당하는 성장세포 조직에 심각한 손상이 생기면 골절치료 뒤에도 성장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즉 성장담당 세포가 손상되면 해당 뼈가 성장을 멈추게 돼 건강한 쪽보다 짧아지거나 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 뼈는 골막이 잘 발달해 있고 혈액공급이 활발해 어른보다 더 빨리 잘 붙는 장점 때문에 대개 성장판 손상을 줄 수 있는 수술보다는 석고고정 등으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꼭 수술이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기에 실행하면 성인보다도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명심할 것은 성장판 손상으로 인하여 변형이 진행되는 경우는 반드시 수술적 치료를 해줘야 한다. 성장판 골절 치료 후에 성장 장애가 오기 시작하는 아이들은 성장 장애를 초래한 부분(골교, 骨橋)을 제거하여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변형이 있으면 교정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삐는’ 염좌와 ‘빠지는’ 탈구도 흔해

흔히 ‘삐었다’고 하는 염좌는 아이들이 장난을 하거나 운동을 하다가 또는 돌발적 사고로 손가락이나 발목 또는 무릎, 팔꿈치, 어깨 관절 등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몸에 있는 거의 모든 관절에는 염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전 체중을 지탱하는 발목 관절과 상대적으로 많이 쓰는 어깨 관절은 다른 부위보다 더 쉽게 염좌가 일어날 수 있다.

또 아이들이 놀다가 ‘팔이 빠졌다’고 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탈구는 흔히 어깨와 팔꿈치, 다리, 턱, 손가락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는 관절 속에 들어 있는 뼈의 머리 즉, 골두부를 갑자기 세게 당기거나 밀거나 비틀 때, 관절 속에서 뼈가 벗어나는 것을 일컫는다. 이때 손상된 관절 주위에 있는 인대나 근육, 관절낭 등을 포함한 다른 조직들이 동시에 손상될 수 있다.

관절이 탈구되면 염좌에서와 같이 관절을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탈구된 관절은 염좌된 관절보다 더 심하게 붓고 통증도 더 심하며, 손발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먼저 얼음찜질 등으로 냉각시킨 후, 움직이지 않도록 붕대와 삼각건으로 고정한 다음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안정이 최선, 응급조치는 그 다음

아이들이 운동을 하거나 놀다가 갑자기 다치게 되면 일명 ‘RICE’ 기법의 순서로 응급조치를 한다. 우선 안정을 취하고(Rest), 얼음찜질을 하며(Ice), 상처를 압박하여 부종을 감소시키며(Compression), 환자를 눕히고 심장보다 높게 상처를 들어올려서 피하 출혈과 부종을 감소시키는(Elevation) 것이다. 베개나 담요, 또는 판자 등으로 손상된 관절 부위와 그 주위의 성한 신체 부위까지 넉넉하게 부목을 대고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통사고 등의 돌발적인 사고로 아이가 크게 다쳤을 경우에는 의사나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손상된 관절을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되도록 처음 발견했을 때의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게 하고 환자를 함부로 옮기지도 말아야 한다. 비전문가가 함부로 만지면 부분파열의 정도가 완전파열로 악화될 수 있으며 자칫 뼛속 깊이 숨어있던 혈관이나 신경조직들까지도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이 갑자기 다쳤을 경우 자신이 어디가 아프고, 다쳤는지 잘 모를 뿐더러 구체적인 표현이 서툴기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의 팔다리 중 눈으로 보아도 확연하게 꺾이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부어오르거나 하는 증상을 보인다면 곧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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