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터뷰] ‘투수블록’으로 전 세계에 도전장… 정효선 ㈜삼이씨엔지 대표
[CEO 인터뷰] ‘투수블록’으로 전 세계에 도전장… 정효선 ㈜삼이씨엔지 대표
“미래는 오늘 써지는 것이다” 열정 바탕 20년 한 우물… 업계 혁신강소기업 ‘우뚝’
  • 길상훈 기자
  • 승인 2018.06.03 15: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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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이씨엔지 정효선 대표
㈜삼이씨엔지 정효선 대표

[충남일보 길상훈 기자] 쇼트트랙에서 팀추월이라는 종목이 있다. 세 명의 선수가 일렬로 바짝 붙은 채 달려서 경쟁팀을 이기는 게임을 말한다. 이들 중 가장 실력이 좋고 기량이 뛰어난 선수는 맨 앞쪽에 위치한다. 맨 앞에 달리는 선수는 빠르게 속도를 내는 트랙의 경기 특성상 엄청난 맞바람을 뚫고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리더의 역할이다.

이와 유사하게 항상 자신을 이기고, 젊은 시절 영업맨으로 시작해 20여 년 동안 벽돌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며 신개념 혁신 강소기업을 이끌고 있는 여성 CEO가 있다. ‘자랑스런 충청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삼이씨엔지 정효선 대표가 그 주인공. 정 대표는 ㈜삼일리드텍을 일궈 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그동안 “전문가도 아닌데 성공할 수 있겠어?”라는 주위에 따가운 시선과 편견도 겪었지만, 그는 결국 남다른 각오와 성실함으로 오늘의 성공을 일구어냈다.

“미래는 오늘 써지는 것이다”라늠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며 ‘인파출명 저파비’(人播出名 猪播肥, 사람은 이름이 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고, 돼지는 살찌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라는 좌우명으로 평소 남을 배려하며 최선의 목표를 향해 달려오면서 두 회사를 업계 최고의 기업으로 올려놨다.

공주, 세종 등으로 공장을 확장한 정 대표는 최근 차세대 신개념 보도블록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내는 물론 일본·중국·대만·베트남 등지에서도 주목받는 기업인으로 손꼽혔다.

여성기업인으로서 두 회사를 벽돌제조업계 국내외 최고 강소기업으로 가꾼 정 대표는 “여성이 하는 기업활동을 보는 차가운 시선이 가장 힘들었다”며 “하지만 신뢰받는 기술력으로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타고난 성격 때문에 기업활동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기업인으로서 사회공헌 활동을 할 때가 저에게는 가장 보람되고 뿌듯한 일이었다”고 피력했다.

기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풀어내고 있는 여성기업인 정효선 대표의 기업경영에 대한 철학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본다.

지난 5월 서울 엑스포 코리아 나라장터 박람회 참가를 위해 친환경 국내 최초의 벽돌 도보불럭을 대상으로  전시 모습.
㈜삼이씨엔지 정효선 대표가 지난 5월 서울 엑스포 코리아 나라장터 박람회 참가를 위해 친환경 국내 최초의 벽돌 도보불록을 대상으로 전시 모습.

-기업활동에 뛰어들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

첫 직장이 콘크리트 2차 제품 관련 회사였다. 경리과에서 1년 정도 근무를 하던 중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생산과에서 근무했는데 어찌나 성실한지 자발적으로 밤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일하는 날도 많았고 적극적인 자세로 근무했기에 사장님의 사랑을 독차지했다.(웃음)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레 직장을 그만두고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던 중,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저와 사물에 대해 끊임없이 탐색하고 발명하기를 좋아하는 남편이 함께 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1996년 콘크리트 벽돌·블록 제조업체인 ‘삼이시멘트공업사’를 창업했다. 둘의 호흡이 아주 좋았던 덕에 이렇게 오랜기간 동안 사업을 발전시키고 지속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재 몸담고 있는 업종의 산업비전은 어떻게 보는지.

㈜삼이씨앤지는 콘크리트 2차 제품 제조업체로, 그 중 투수블록이라는 제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투수블록은 단어 뜻 그대로 투수(透水)되는 보도·차도용 블록으로, 빗물이 땅속으로 유입될 수 있게 하는 친환경 기능을 가진 특수제품이다. 기존 불투수성 포장 설치로 도심지 홍수피해가 증대되고 있고 비점오염물질 증가로 생태계가 오염 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투수블록 설치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

특히 우리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우수한 투수력을 지속하는 투수지속성인증을 국내 최초로 받아서 투수제품으로서는 입소문이 나 있다. 환경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관련한 제품들을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비전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여성기업인으로서 기업활동을 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여성기업인으로서 처음 시작했던 1990년대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건축자재를 취급했기에 건설현장에 갈 일이 많았는데 90퍼센트 이상이 남성이었다. 성차별적인 말도 여럿 들었지만 크게 상심하지 않았다.

지금은 관공서에만 가도 여성의 비율이 남성과 크게 다르지 않아 예전과는 환경이 크게 다르고 의식도 많이 개선되어서 여성으로서 활동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여성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사회에 널리 퍼져 저같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인에게 격려와 응원을 많이 주시는 것 같아 어려움보다는 좋은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삼이씨앤지가 공주시자원봉사센터와 햇살가득 자원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삼이씨앤지가 공주시자원봉사센터와 햇살가득 자원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그동안 기업을 키우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보람 있던 일들은 정말 많았는데, 그래도 꼽자면 최근에 공주시와 ’햇살가득 마당뜰 고르기 사업‘ 협약을 맺은 것을 들 수 있다. 이 사업은 저소득가구·고령자·장애인 등 주거 약자를 발굴, 자원봉사단체 및 기업·공공기관이 협력해 투수블록을 마당에 설치하여 안전하고 편리한 주거환경을 개선시킴으로써 시민행복과 사회통합을 이루고자 실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저는 매년 연말에 기부활동을 하는데 작년 기부행사에 참여하던 중 공주시 사회과에 이지영 주무관께서 살짝 이야기해주던 이 사업내용을 듣고 너무 좋은 취지고 참여하고 싶어 흔쾌히 긍정적 의사를 밝혔는데 빠르게 발전시켜 올해 3월에 정식 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3호점까지 완료하였는데 기뻐하는 주민분들을 보니 저도 덩달아 기쁘고 저희 직원분들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런 기회를 주신 공주시에 다시 한번 큰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가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 것이다.

또 하나는 학교와 MOU 체결을 한 일이다. 현재 저희 공장이 있는 공주시 사곡면에 위치한 사곡중학교와 미래 과학인재를 육성하는 충남과학고등학교와 협약을 맺고 있다. 가정형편 탓에 학업을 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장학금 지원 및 현물 지원을 학교에 할 수 있어 큰 보람으로 느낀다.

작년에는 사곡중학교에서 기업인으로서 강연을 하기도 하고 또 학생들이 공장을 방문하여 직업체험을 했는데, 기업 실무자의 제품생산과정 및 기업 경영의 비전을 배우고 진로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수 있어서 너무 보람됐다. 기업인으로서 사회공헌활동을 할 때가 저에게는 가장 보람된 일이 아닌가 싶다.

-동료나 후배 여성기업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모든 일은 생각하기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말이 “미래는 오늘 써지는 것이다”이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모여 미래가 된다. 그래서 여성기업인으로서 감히 조언한다면 현재에 충실하라고 하고 싶다. 그렇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저의 삶이 되고 미래가 된다.

또 현실적인 조언을 하자면 여성이 남성보다 체력적 한계가 있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건강관리, 체력관리를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인으로서 활동하려면 건강한 정신과 체력은 정말 중요하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소개해 달라.

작년에 특허 등록한 야광블록에 대한 제품화다. 야광블록은 한정적인 에너지가 가지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차세대 신개념 보도블록이다. 대체기술의 연구개발로 환경문제를 해소하고 더 나은 환경을 위해 공헌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목표를 말하자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업으로서 우뚝 서는 것이다. 그런 기업이 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겠지만 끊임없는 노력을 하여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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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하늘 2018-06-03 15:52:05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하기 위한 노력이 참 멋집니다. 남다른 리더쉽으로 더욱 더 번창하는 기업이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