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한 민주당, 인책론 거셀 듯
참패한 민주당, 인책론 거셀 듯
당 진로도 불투명… 정동영 최대 위기
  • 김인철 기자
  • 승인 2008.04.09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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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이 기대했던 개헌저지선을 크게 못미치는 성적을 거둬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당선권에 근접하지 못해 한나라당에 참패했다.ⓒ 최병준 기자
통합민주당이 한나라당에 사실상 참패했다. ‘국정안정론’에 ‘거여견제론’으로 맞섰던 민주당이 기대했던 개헌저지선을 크게 못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도 당선권에 근접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 ‘총선 책임론’이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 지도자의 앞날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은 물론 당의 진로도 불투명해졌다.
특히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에서 최대계파를 이끌었던 정 전 장관은 지난 대선에 실패한 데 이어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몽준’ 장벽을 넘지 못하고 지역구에서도 고배를 마심으로써 정치권에 입문한 이래 최대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어떤 식으로든 앞으로 쏟아질 것이 분명한 인책론, 이와 맞물려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 계파간 내분, 옛 민주당 세력의 입장 정리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비교적 분명한 점은 국민적인 주목을 받았던 ‘박재승식 공천혁명’이 이번 선거 결과 민주당 지지표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손학규 대표체제에 치명타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이다.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비타협’ 공천기준에 희생당한 낙천자들과 호남권에 기반한 옛 민주당 세력이 ‘손학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당의 재편을 요구하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결과는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예상해던 70~80석에는 근접했다는 점에서 18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 목적으로 당을 맡은 ‘손학규 체제’가 쉽게 와해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음달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극심한 계파간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가오는 전당대회는 ‘임시봉합’을 통해 출범한 통합민주당을 ‘명실상부’하게 합치는 절차라는 성격을 지닌 가운데 이 과정에서 선거를 앞두고 목소리를 자제해왔던 계파들간 대립이 ‘책임론’과 ‘당 개편론’이 뒤얽히면서 고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내 갈등이 예상보다 심각해질 경우 전당대회가 조기에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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