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의 SNS미술관] 백조의 호수- 세형동검, 대구 비산동 출토
[에뜨랑제의 SNS미술관] 백조의 호수- 세형동검, 대구 비산동 출토
  • 김기옥 사유담 이사
  • 승인 2018.06.1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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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사유담 이사] 우리나라가 너무 좋다. 가까이 있어 고마움을 모르는 공기와 물처럼 우리나라도 그렇게 저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청동기 시대 끝물에 만들어진 세형동검은 여타의 다른 동검과 다르게 손잡이와 손잡이 끝장식까지도 청동으로 만들어졌다. 보통은 끝장식과 손잡이는 돌과 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출토 당시에는 칼날만 나오는 것이 기정사실인데 대구에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렇게 우아한 청동칼이 나왔다. 전체 모습도 빼어나다.

리움미술관에서 전시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는 '칼집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청동으로 만들어서 사립박물관이 사들였구나'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어느날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너무나 놀라서 내 심장은 이미 문 밖으로 들락날락거리고 있었다.

문제의 부분은 칼끝 장식이었다. 구부러진 오스트리아 과자같은(프레첼) 고리는 자세히 보면 백조의 부리와 머리였다.
새들이 털고르기를 하기 위해 긴 목을 돌려 등을 매만지는 포즈였던 것이다.

스와로브스키의 백조가 연상되는 우아한 칼끝 장식에 나는 전시관 앞에서 얼음이 되었다.
어떻게 저런 의도된 미학을 청동기 칼끝에 담을 생각을 했을까? 죽음을 부르는 칼이 아름다워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름다움은 알았을까?

그러나 칼에 핀 꽃은 절묘한 모순과 함께 그럼에도 정당한 아름다움을 불러왔다.
놀라운 관찰력과 장인의 신들린 베풀어짐은 시대를 넘어 나에게 왔다. 감사한 감정이었다. 못보고 죽을뻔 했지만 다행히 나에게 다가왔다.

eddeurangje2378

#국보 137-1호 #리움 #칼에핀꽃 #세형동검 #놀라운 백조 #swan #leeum #full mind #bronze sword #사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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