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주 칼럼] 깊은 헌신 가운데 발견하는 하늘 영광
[양형주 칼럼] 깊은 헌신 가운데 발견하는 하늘 영광
  • 양형주 대전도안교회담임목사
  • 승인 2018.06.24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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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보면 마라톤을 즐기는 매니아들이 의외로 있다. 
마라톤 하면 42.195km를 뛰는 오래 달리기 아닌가? 42km면 우리교회에서 금산 시외버스터미널까지의 거리다. 왕복으로 하면 여기서 세종시청까지를 뛰어 돌아오는 거리다. 이 엄청난 거리를 달리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마라톤을 경주하다 보면 데드 포인트(Dead Point), 즉 죽음의 지점이라는 현상이 온다. 
선수의 경우 약 35km정도를 달렸을 때 찾아오는데, 이때 육체적인 에너지가 거의 다 소진되고 심장이 파열될 것 같은 강렬한 고통, 숨이 막혀 달릴 수 없을 것 같은 극심한 고통과 위기감이 엄습해 온다. 이런 힘든 과정을 지나야 비로소 42.195km를 완주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힘들고 고문에 가까운 운동을 사람들이 즐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불리는 쾌감 때문이다. 
이것은 달리기가 고통스럽기 시작할 때 뇌에서 아편의 주성분인 모르핀 보다 100배 이상 강력한 엔도르핀, 신경화학물질인 도파민, 세르토닌 등이 복합적으로 나와 강렬한 쾌감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최근 미국국립과학원에서는 이것이 우리 몸에 대마초에 들어있는 분자구조와 유사한 내인성카나비노이드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안에 마약성분과 같은 것이 생성되어서 고통이 줄어들고, 행복감이 늘어난다.
이런 현상은 우리 인생에도 일어난다. 주변에 보면 다른 사람들은 힘들고 어렵고 또 사람들의 시선과 비웃음이 두렵다는 이유로 회피하는 일을 묵묵히 감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그렇게 힘든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싶지만 알고 보니 그 힘든 상황 가운데 예기치 못했던 놀라운 기쁨과 행복을 발견하더라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상황이 편안한 상태에서 주어지는 즐거움과 쾌락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인생을 살만하다고 느끼게 하는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기쁨과 희열은 헌신 속에서 발견된다. 이런 희열은 자신의 좁은 한계를 벗어나 타인을 향할 때 발견한다. 
오늘은 6·25 전쟁이 일어난 지 68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많은 장병들이 생명을 걸고 자신을 뛰어넘어 깊은 헌신과 희생을 치렀다. 
그 덕분에 대한민국 재건의 영광이 있게 됐다. 나는 어떠한가? 지금 나는 어떤 행복과 즐거움을 향해 달려가는가? 나만을 향한 것에서 벗어나 나를 뛰어넘는 헌신이 나에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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