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비리 근절한다더니… 정부 'eaT 시스템' 구멍
학교급식 비리 근절한다더니… 정부 'eaT 시스템' 구멍
타인명의로 업체 만들어 중복입찰 잇따라
납품업체 "시스템 개선, 입찰 투명화" 여론
  • 김성현 기자
  • 승인 2018.07.1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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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일보 김성현 기자] 학교급식 비리 근절을 위해 도입된 eaT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관리하는 eaT 시스템은 국내 유일의 급식 식자재 전문 조달시스템으로 2010년 처음 도입된 이후 88%에 달하는 학교가 이용하고 있다. 

공사는 식자재 납품 업체 관리를 통해 식자재 입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했다고 밝혔지만 이 시스템은 맹점이 있다. 한 업체가 타인의 명의로 업체를 만들어 중복으로 입찰해 낙찰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 같은 허점을 이용한 급식업체들이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대전지법은 입찰방해 혐의로 기소된 급식업체 대표 A씨에게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5월 지인의 명의로 회사를 설립해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에서 입찰 금액만 달리해 중복 투찰하는 등 2016년 6월까지 616회에 걸쳐 58억여 원을 낙찰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대전지법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급식업자 B씨에 대해서도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B씨는 2015년 12월 아내 명의로 대전에서 학교 급식 식자재 납품업체를 설립한 후 자신의 법인과 함께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의 식자재 공급 전자입찰에 중복 참여하는 등 2017년 7월까지 260회에 걸쳐 20억670여만 원을 낙찰 받은 혐의(입찰방해)다. 

이 같은 허점이 드러나자 식자재 납품업체 관계자들은 시스템을 개선을 통해 좀 더 투명한 입찰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전의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시스템 도입 때부터 관계자들 사이에 중복입찰 등의 부작용을 우려했다"며 "관계자들이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금 더 꼼꼼히 살피던지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낙찰률을 높이기 위한 납품업체의 가격조작이 아이들의 급식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급식 비리 업체의 입찰 자격을 평생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는 "입찰 비리 급식업체들은 다시 식자재 납품을 하지 못하도록 자격을 영구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부 강모씨(37)도 "납품업체가 싸게 입찰해 낙찰되면 그만큼 싼 식자재를 들여와 납품하는 것 아니냐"며 "우리 아이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식자재인 만큼 급식업체가 비리를 저지르면 입찰자격을 평생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급식 업체의 중복입찰을 제재할 방법은 없지만 교육청에서는 각 구청 위생과와 함께 수시로 합동점검을 하고 지역 내 영양사로 구성된 학교급식 지역연구협의회가 월 1회씩 납품업체를 점검하고 있다"며 "아이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식자재인 만큼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