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황의 북한 방문 빠를수록 좋다
[사설] 교황의 북한 방문 빠를수록 좋다
  • 충남일보
  • 승인 2018.10.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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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교황은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의사를 전달받고, “북한이 공식 초청장을 보내오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라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교황 방북 요청 메시지를 전달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교황이 방북 수락 뜻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의 말로도 충분하지만 초청장을 받아서 가면 더 좋겠다”는 말이라는 게 청와대의 전언이다. 의전과 절차를 중요시하는 교황청의 특성을 감안하면, ‘초청장’이라는 형식적인 절차만 밟는다면 방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교황의 방북 시기만 남았다.

북한에 교황이 간다는 건 가톨릭 사목활동과는 분명히 다른 의미를 갖는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 때문이다. 교황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그동안 특별히 축원과 기도를 했을 만큼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 온바 있다. 때문에 교황의 방북 의미와 효과는 실로 지대할 것이다.

교황의 방북이 성사 되면 지구촌의 유일한 냉전의 땅에 평화가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함으로써 한반도 관련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평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의 북한방문 자체가 세계적인 뉴스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이뤄진 대화나 약속은 불가역적인 선언과 같은 효력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교황의 방북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열악한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할 경우 북한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또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종교적 상징성이 큰 교황의 방문이 북한 주민에게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 것인지 북한 내부의 우려도 된다.

북한으로선 교황을 맞이함으로써 고립과 폐쇄 이미지를 벗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나서는 기회도 될 것이다. 때문에 교황의 방북은 빠를수록 좋다고 여겨진다. 핵문제 등 평화를 여는 데 장애를 걷어내는 시간이 될 것인데 늦출 이유는 없을 것이다.

교황이 북한을 방문하고자 한다면, 그 전에 마음대로 하나님을 섬기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의 아픔과 정권에 빼앗긴 인권에 대해 적극 목소리를 내줘야 할 것이다.

교황의 방북으로 지구상 최악의 인권 탄압국인 북한에 인권의 빛이 비치고 종교 자유의 싹이 트는 기폭제가 되도록 김정은 위원장은 공식 초청장을 교황에게 전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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