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학생에 ‘코리안 드림’ 꿈을 깨지 말자
[사설] 유학생에 ‘코리안 드림’ 꿈을 깨지 말자
  • 충남일보
  • 승인 2018.10.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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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 14만 명 시대’가 열렸다. 3~4년 전부터 외국 유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4년 전에 비하면 67.5%가 증가한 셈이다.

유학생이 1000명을 넘어선 국내 대학도 15곳이나 된다. 정부는 2023년 외국인 유학생을 20만 명까지 늘리겠다며 각종 지원책을 강구 중이여 증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 중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후진국 출신이 많다. 이들의 빠른 정착을 돕기 위한 한국어 연수 프로그램과 영어 강좌 개설, 기숙사 등 생활편의시설 확충과 같은 세심한 지원대책이 요구된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들이 교육내용의 질적 개선이나 체계적 학사관리는 뒷전인 채 유학생 수를 늘리는 외형 경쟁에만 치중해 온 게 현실이다.

외국 유학생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뭘까? 유학생에 대한 학교 측의 수요와 공부하려는 외국 유학생들의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국내 대학 진학생 수가 줄면서 발생한 재정난을 해외 유학생 유치로 풀려는 것이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다.

등록금에 의존하는 국내 대학으로서는 비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방 사립대는 서울의 명문대나 국·공립대보다 더 심각한 운영 타격을 입어 기를 쓰고 유학생 끌어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유학생이 많을수록 좋은 학교로 쳐주는 풍토도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또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도 국내 유학생 급증의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 유학생들의 상당수는 국내 유학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언어를 익히면 자기 나라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취직을 쉽게 할 수 있다. 최근 수년간 베트남 유학생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도 이런 배경이다.

유학생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어 웅변대회, 추석맞이 송편 빚기 등 한국문화를 익히도록 학습 방법을 맞춤형으로 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유학생 급증에 따른 문제점도 적잖다.

대학들이 학력 미달자를 받거나 국내에 취업하려는 가짜 유학생도 입학 허가하고 있어 위장 유학과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병폐를 낳기도 한다.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외국 유학생 수는 올해 1만1100여 명에 이른 것으로 정부 조사 결과 나타났다.

3년새 98%나 늘어 났다는 것이다. 한국 땅에서 성공해보겠다는 ‘코리안 드림’을 갖고 온 외국 유학생들이 절망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일이 계속돼 “한국에서 유학해 봐야 별 볼 일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유학생들의 발길이 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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