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사연 많은 달님- 日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 달항아리
[에뜨랑제의 SNS 미술관] 사연 많은 달님- 日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 달항아리
  • 김기옥 사유담 이사
  • 승인 2018.11.1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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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옥 사유담 이사] 달항아리를 보고 마음을 빼앗긴 이는 많다. 예술이라는 것이 원래 시대와 장소 그리고 국적과 사람을 관통한다. 

그래서 예술은 높은 수준의 언어였다. 

아름다운 그릇은 번쩍이는 걸 보니 상태가 좋다. 어떤 경로로 일본에 갔는 지 오사카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서 만나는 유물이고 해외출장도 많이 다니는 지 스타였다. 

조선의 달항아리야 당연히 훌륭하지만 무슨 사연이 있어 인기스타가 되었을까?

나라현 동대사에 속한 작은 사찰 관음사에는 가미쓰카사 가이운(上司海雲) 스님이 계셨다. 도자기를 별나게 아끼셔서 항아리스님이라는 별명이 붙은 분이었다. 

그러다 1995년 어느날 도둑이 들어 항아리 하나를 들고 도망갔다.

대낮에 당한 일이라 놀란 주지스님은 저놈 잡으라고 소리쳤다.

도둑놈은 도망치기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닿고 시선을 분산시키려 했는 지 항아리를 높이 들어올렸다. 설마하는 순간 이놈이 댓돌에 항아리를 냅다 던져버렸다.

항아리는 박살이 났고 하필 가장 아꼈다는 달항아리였다.

악 소리도 못하고 스님이 주저앉았다. 고고학자를 불러 파편이라도 보존하겠다고 봉투에 고이 담았다. 300조각이 넘어 보이는 조각과 바스러진 가루까지 세심하게 담았다. 

그렇게 깨진 항아리는 오사카동양미술관에 기증되었다. 

그렇게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다가 설레설레 불가능하다는 전문가에게 우격다짐으로 복원을 맡겼다. 

그렇게 6개월 뒤 중간점검검을 하러오라 했다. 그랬더니 도자기는 완벽한 형태로 서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중간복원이니 이제 마무리할 단계에서 결정할 것이 있다고 했다. 

자세히 보면 깨진 것이 보이게 복원할 것인가. 아니면 그 흔적도 완벽히 지울 것인가를 물었다. 지금도 놀라운데 아직 완성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박물관은 흔적이 남길 바랬고 이렇게 박물관으로 돌아왔다. 

놀라운 부활이었다.
 
이렇게 다시 세상에 온 항아리는 이미 슈퍼스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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