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상 최고 가계빚 기록을 냈다
[사설] 사상 최고 가계빚 기록을 냈다
  • 충남일보
  • 승인 2018.11.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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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말 현재 가계신용은 1514조 원으로 6월 말보다 22조 원이나 늘었다. 사상 처음으로 1500조 원을 넘었다. 가계빚의 증가율은 연속 둔화됐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대출과 신용카드 미결제 잔액(판매신용) 등을 합친 것을 뜻한다. 가계소득 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바람직하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출 억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편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고는 봐야 한다. 그러나 소득 증가율보다는 여전히 높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가정의 소비 여력도 떨어지고, 이는 산업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저성장을 초래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게다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미국과의 정책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진다. 그렇게 되면 제2금융권 등에 의존하는 저소득층이 고금리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당국이 가계부채가 안정권을 벗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특히 부동산담보대출 증가의 요인인 주택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가계의 소득이 충분히 늘어나도록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고용과 함께 가계소득이 증가한다면 채무 감당 능력이 그만큼 향상되기 때문에 가계 빚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한국경제 성장률이 내년에 2.3%로 떨어진다는 국제신용평가사의 우울한 전망도 있어, 이런 일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규제 완화 등의 정책을 과감하게 펴기 바란다. 가계빚이 과다하다고 해서 일시에 줄어들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증가율을 명목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낮춰 나가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주택관련 대출규제도 일관성 있게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금처럼 경기가 급속히 꺾이는 시기는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소득이 적은 저소득층과 청년층, 은퇴 생활자 등 취약 계층의 금리 부담이 더 커지고 가계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위험이 클수 있다. 금리 인상 후폭풍에 미리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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