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 日 時 論] 아침에 법령을 내렸는데 저녁에 고친다(朝令暮改)
[忠 日 時 論] 아침에 법령을 내렸는데 저녁에 고친다(朝令暮改)
  • 이강부 부국장
  • 승인 2008.04.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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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법령을 내렸는데 저녁에 고친다는 조령모개(朝令暮改)는 법률이나 규칙은 한번 정하면 지속적으로 지켜져야 하는데 너무 자주 뜯어고치면서 이랬다저랬다 할 때 이 말을 쓰며 한 나라의 문제(文帝) 때 조착이 상소한 논귀속소(論貴粟疏)에서 찾아볼 수 있다.
조착의 논귀속소는 곡식의 귀중함을 논한 상소문으로 당시의 실상을 살펴보면 다섯 명의 식구가 있는 농가에서는 부역(賦役)이 과중하기 때문에 부역에 따르는 자가 두 명도 채 되지 않았다.
일년 내내 부역에 징발된 국민은 쉴 날이 없고 또 개인적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죽은 자를 조문하고 고아를 기르고 병자를 위로하는 등 일이 많았으며 게다가 홍수나 가뭄의 재해를 당하게 되면 갑자기 조세와 부역을 강요당하고 시기를 정해 세금과 부역을 내지 않으니 마치 아침에 영을 내리고 저녁에 고치는(朝令暮改) 결과를 초래해 논밭과 집을 내놓거나 자식을 팔아 빚을 갚는 사람이 나오게 됐다.
그러나 청(淸)나라 왕념손(王念孫)은 조령모개가 아니라 조령모득(朝令暮得) 즉 아침에 법령을 내리고서 저녁에 거둔다로 고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문맥에 비추어 볼 때 왕념손의 주장이 옳은 것 같지만 어쨌든 조령모개는 이제는 법령을 이랬다저랬다 자주 고치는 뜻의 관용적으로 쓰이고 있다.
도시 성장 부문의 전국 최 상위권에서 성장을 하고 있는 아산시의 온양온천 역사와 역 광장의 보존과 기존의 계획대로 도로를 개설해 남북의 균형 개발을 주장하며 원래의 계획대로 진행을 요구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는 당초 장항선 개량공사에 따라 이전되는 역사부지를 관통하는 충무로를 2006년 말까지 개설하겠다는 안내문을 내고 이미 29억원의 보상비까지 지급해놓고 이제는 역사를 최고 온천의 역사성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시의 이러한 결정은 철도 하부 공간의 효율적인 활용과 도시의 상징성으로 광장을 조성해 광장을 중심으로 한 상권 형성과 지가 상승 및 궁극적으로 주민의 편익이 향상시켜 문화 향수권을 증대시킨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아산시의 계획 수정의 결과는 시가 추구하는 각종 계획이 향후에도 수정될 수 있으며 아울러 시민의 혈세를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시민의 신뢰를 스스로 져버리는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시는 정책의 입안에서 실시 계획에 이르기까지 즉흥적인 결정에 앞서 무엇이 진정 시민을 위하는 것인지 면밀히 검토해 시민의 분열을 막고 민심을 하나로 묶을 수 있도록 하는 안목과 정책과 계획의 가시거리가 채 4년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침에 법령을 내렸다 저녁에 고치는 조령모개보다는 안목 확장을 통해 백년지 대계를 수립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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