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수료 인하로 자영업자 부담 덜어줘라
[사설] 수수료 인하로 자영업자 부담 덜어줘라
  • 충남일보
  • 승인 2018.11.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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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당정회의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평균 약 0.6% 포인트 인하하는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내놓았다.

개편안이 내년 1월 말부터 시행되면 차상위 자영업자인 연매출 기준 5억~10억 원의 20만여 개 가맹점은 연평균 147만 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된다. 또 연매출 10억~30억 원의 4만 6000여 개 가맹점은 연평균 505만 원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라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엔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경영 여건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서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그나마 숨통을 틀 수 있게 됐지만 이번 대상에서 빠진 5억 원 이하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낮은 수수료 혜택에 부가세 세액공제를 통해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고 있는 정부측 설명을 모르지 않는다. 다만 이런 혜택에도 불구하고 영세 자영업자들은 폐업과 취업자 수 감소가 여전해 자영업 위기의 중심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중형 가맹점에 수수료 인하 혜택을 덜 주더라도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지원 방안이 포함됐어야 한다. 수수료 인하에 따른 카드사들의 수익 감소, 그로 인한 서비스 질 저하나 구조조정 등의 논란도 살펴야 한다.

금융위는 이번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 수익이 8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보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고 주문했다. 카드사 노조는 당장 “노동자들을 거리에 나앉으라는 것”이라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카드업체에 떠넘기는 것밖에 안 된다. 카드업계 내부에서 딱한 사정을 하소연하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수수료 협상의 우위에 있는 백화점 등 대형 가맹점들은 중소형 가맹점보다 훨씬 낮은 수수료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또 카드사들의 마케팅은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통제만이 능사는 아니다.

카드사들도 수수료 수익에 안주해 온 관행에서 벗어나 수익구조 다변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카드 사용에 따른 기존의 여러 서비스가 줄어들게 됨으로써 그 부담이 일반 소비자에까지 전가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이번 대책이 자영업을 더욱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자영업자 비율을 감안할 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자영업 난립을 방지하는 것이 진짜 필요한 대책이다. 자영업자들이 원하는 최저임금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등의 규제완화도 전향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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