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 간 철도, 육로 하늘길 열리길 기대한다
[사설] 남북 간 철도, 육로 하늘길 열리길 기대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8.12.0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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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분단 이후 ‘허리’가 잘린 남북 철도를 잇는 사업이 10년 만에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 남북한의 철도조사단은 북측 철도 구간의 공동조사를 위해 남측 조사단과 함께 조사열차가 파주 도라산역을 떠나 북쪽으로 향했다.

2007년 공동조사 이후 10년만이다. 이번 공동조사는 경의선뿐만 아니라 두만강으로 이어지는 동해선까지 포함해 이뤄진다. 철도의 길이만 1200km에 이른다. 단순한 연결에 그쳤던 2007년과는 달리 북한 철도의 개선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10년 전 남북은 일주일에 5차례 남측 도라산역과 북측 판문역 사이를 오고 갔다. 그 때는 지금처럼 여객열차가 아니고 화물열차였다. 그랬다가 일 년 만에 중단됐다. 공동조사도 했으나 당시에는 경의선 개성에서 신의주 구간으로 짧았다.

이번 조사로 성사된다면 단순한 남북을 잇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한반도 남쪽에 갇힌 우리나라가 ‘철의 실크로드’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되며 반도국가의 위상을 회복하게 된다는 점에서 막대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되는 조사라고 볼 수 있다.

남북 간 교류가 가능해진다면 열악한 사회간접자본시설은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남북철도 개선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18일간의 짧은 조사기간 동안 보완점과 개선방향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개선방향을 둘러싼 남북 간의 이견도 해소돼야 할 과제다. 남측은 일단 북한철도의 속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북측은 그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개선을 바랄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모두 유엔의 대북제재가 풀려야만 해결된다. 북한 철도개선작업은 많은 물자를 북한으로 반입해야 가능하다. 현재로선 불가능한 일이다. 앞서 유엔은 남북한의 공동조사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남북철도 공동조사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여러 가지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는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북미 양측이 이번 철도조사를 자신들이 유리한대로 주장한다면 꼬여있는 한반도 문제는 더 악화될 것이지만, 반대로 중재가 잘 이뤄진다면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철도조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철도의 연결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과 미국의 성의 있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부디 이번 조사가 조사에만 그치지 말고, 저 멀리 유라시아까지 이어지는 철길이 만들어지는 시발점이 되길 간절히 기대한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철길, 남북 관계가 꼭 철길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쪼록 북한 핵문제가 속히 타결돼서 철길이 하나 되고 육로가 하나 되고 또 하늘길도 열려서 남북이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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