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은 답방, 비핵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사설] 김정은 답방, 비핵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 충남일보
  • 승인 2018.12.0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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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도 비핵화에는 획기적인 진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놓고 김정은의 답방을 국민이 열렬한 환영을 하기에는 개운치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북한 김정은의 서울 답방에 대해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서울 답방으로 남북이 거둘 수 있는 성과가 무엇인가. “위원장의 답방 자체는 세계에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이며 비핵화에 대한 의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 그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답방이 성사될 경우 김정은이 풀어 놓을 보따리가 무엇인지, 그것이 남한 국민이 기대하는 것인지는 이해가 덜 간다. 무엇이 김정은의 답방 자체가 세계에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북핵 문제는 그대로인데 김정은의 답방을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환영만 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왜 국민이 김정은의 답방을 쌍수로 환영해야 하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물론 김정은의 서울 답방은 북한이 그동안 여러 차례 약속한 일이기도 하여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무조건 환영’ 취지는 바람직스러운지 모르겠다. 핵폐기의 출발점인 신고·검증에 대한 어떤 실질적 진전도 없는 상태에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외양보다 실질에 집중해야 할 때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북 지원 등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면 북핵 폐기에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은 지금도 핵·미사일 증강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얘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지 않는가?

만약 김정은 방한 때 핵 포기를 선언한다면 세계적 뉴스가 되겠지만, 이럴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처럼 믿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뿐일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믿지 않는다고 미 당국자가 말했고, 중국의 한반도 담당자들도 30년 뒤에나 포기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한 것만 봐도 알수 있다. 대한민국은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사회가 아니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받았던 환대를 생각하면 ‘쌍수 환영’을 해야할지 모르지만, 많은 국민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독재 체제를 여전히 착잡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조건 오는 것에 환영을 외치라기에 앞서 최소한의 답방 조건이라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물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에 온다면,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은 분명하다.

김정은이 오면 서울 광화문·서울 광장에는 인공기를 든 환영 모습과 태극기를 들고 반대 시위도 볼수 있을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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