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 탄탄스님
  • 승인 2018.12.06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탄탄스님(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얼마 전 어느 책에서 읽은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다시 기억해보며 아침을 맞이한다.

만년설로 뒤덮인 히말라야의 깊은 산간 마을에 어느 날 낯선 프랑스 처녀가 찾아 왔다. 그녀는 다음날부터 마을에 머물며 매일같이 강가에 나가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날이 가고 해가 가면서 고왔던 그녀의 얼굴에도 어느덧 주름살이 하나둘 늘어가고, 까맣던 머리칼도 세월 속에 묻혀 하얗게 세어 갔다. 그러나 그 여인의 기다림은 한결같았다.

그러던 어느 봄날 이젠 하얗게 머리가 센 할머니가 되어 강가에 앉아있는 그녀 앞으로 저 멀리 상류로부터 무언가 둥둥 떠내려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한 청년의 시신이었다. 바로 이 여인이 일생을 바쳐 기다리고 기다렸던, 젊은 시절의 사랑하는 약혼자였던 것이다. 그 청년은 히말라야 등반을 떠났다가 행방불명된 여인의 약혼자였다.

그녀는 어느 날인가는 꼭 눈 속에 묻힌 자신의 약혼자가 조금씩 녹아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떠내려오리라는 것을 믿고 그 산골 마을 강가를 떠나지 못하고 오랜 세월을 기다려왔던 것이다. 이제는 젊은 시절의 미모와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할머니가 되어버린 그녀는 몇십 년 전 히말라야로 떠날 때 청년의 모습 그대로인 약혼자를 끌어안고 한없이 입을 맞추며 울었다.

평생을 바쳐 한 사람을 사랑하고 그를 기다려온 한 여인의 가슴 저미도록 슬픈 사랑 이야기, 젊은 날 약혼하였으나 불운의 사고 목숨을 잃은 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이라도 만나야겠다며 평생토록 한 사람을 기다리며 홀로 지낸 그 사랑은 수도자가 고행을 하며 독신으로 절대자 또는 진리의 노정에서 깨우침을 얻고자 하는 성직자의 고독함처럼, 또는 신실한 믿음처럼 오래도록 기리어 전해지는 전설 같은 이야기이다.

이제는 그곳에선 한 여인을 만날 수는 없지만,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애달픈 이야기가 오늘도 그 산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무엇이든지 쉽게 이루어지길 바라고 가볍게 단념해 버리는 오늘의 사람들에게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꼭 전해주고자 이 아침에 몇몇의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전하여 주었지만, 바쁜 일상에 또 다른 잡념을 주는 괜한 짓거리는 아닌지. 그러나 히말라야 산사람들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지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안톤슈낙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나를 아는 사람으로부터 잊혀져 가는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